[성명서]국회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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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국회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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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과 안전’ 위한다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제정에 적극 동참하라

국회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6월 중으로 반드시 제정하라

내일 619일은 J양이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숨을 거둔지 2년째 되는 날이다. 그 해 2011 J양의 엄마 P씨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폐질환으로 사경을 헤매다 폐이식 수술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J양이 세상을 떠나기 4일전인 615일이었다.  J양의 경우 엄마와 같은 증상의 급성폐질환이었는데 미처 손을 쓸 틈도 없이 급격히 악화되어 외할머니의 오열 속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4살도 채 안된 유아였다. 그렇게 J양이 세상을 떠난 3개월 뒤, 2011 9월 하순 J양의 두 살 위 언니 K양에게도 같은 증상이 찾아왔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에크모라고 불리는 외부강제호흡기계를 달고 사경을 헤매던 K양은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졌다. 폐와 심장을 모두 이식한 후였다. 멀쩡했던 세 명의 가족을 사지로 몰아넣은 원인은 가습기살균제라는 생활제품이었다.

K양은 올해3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을 다녀야 해 장애인학교를 가야 할 형편이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부모는 일반초등학교를 택했다. 폐와 심장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현저히 약화된 K양에게 혈액림프종이 찾아왔고 뇌출혈, 피부욕창의 문제가 있다. 여기에 신장투석과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한다. K양의 병원왕래는 본인 자신도 폐이식 후유증으로 면역억제제와 손떨림 증상치료를 받아야 하는 엄마가 도맡고 있다. K양의 학교생활을 도와줄 중증장애인 보조교사의 지원을 신청했지만 겉으로 멀쩡하다며 지원이 거절되었다. K양은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해 캔에 담긴 영양식을 먹어야 한다. 병원치료에는 비보험 처치가 수두룩하지만 K양과 엄마 P씨는 폐질환장애인으로서 받아야 할 장애급부금 조차 못 받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것이라는 정부기관의 판정이나 재판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보험사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처참하게 짓이겨진 한 가족피해의 사례다. 옆에서 지켜봐야 할 친인척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일 것은 쉽게 짐작하고도 남는다.

내일 619일은 임시국회가 열리는 대한민국 국회의 환경노동상임위원회가 다룰 주요 의제를 상정하는 날이다. 또 환경부로부터 주요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핵심 현안이다. 이미 두 개나 제출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안을 다루는 의제도 상정되어야 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이를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난 한 주 동안 수십 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환경노동상임위 여당간사인 김성태의원실에 전화를 걸어 법제정을 도와달라고 호소하자 김성태의원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냈는데 제조사의 책임운운하며 정작 피해구제법 제정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성태의원은 보도자료에서 환경부로 하여금 피해대책을 마련하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미 전향적인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그 동안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에 대해 환경성질환이 아니라며 모르쇠로 일관하던 환경부가 입장을 바꿔 “정부기관에 의해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관계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었고, 사회적 관심고조, 국민여론 등을 감안해 정부와 여당이 선제적으로 합리적인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판단하면서 “국회 본회의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구제결의안이 채택됐고 관련법안이 6월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라 법안 반대 시 정부 및 여당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난여론 형성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이 공개된 바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당정협의에서 의외로 새누리당이 소극적으로 나오며 구제법 제정에 찬성하지 않자 기금마련에 대해 행정부내의 입장이 통일되어야 한다며 발을 빼고 있다.  

사망 127건을 포함해 피해신고가 무려 401건에 달하는 대한민국 초유의 화학물질 환경사건인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에 대해, 지난 4월 보건복지부가 피해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5월 복지부장관이 국회에서 피해자를 만난 자리에서 ‘피해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민관조사위원회가 재가동하여 6월말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져 9월경에는 조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98%의 찬성으로 피해대책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각종 언론이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면서 국민여론을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직접관련이 있는 환경부와 복지부가 기존의 입장을 바꿔 피해조사와 대책마련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기획재정부와 새누리당 지도부가 당정 협의를 통해 ‘피해구제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다루지 않고 하반기로 넘긴다’거나 ‘피해기금을 관련기업으로부터 조성한다’는 엉뚱한 소리가 나오고 있어 어안이 벙벙하다. 국민여론을 외면한 뚱딴지 같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기획재정부는 ‘가습기살균제로 죽거나 다친 국민을 위해 세금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한다는데 그렇다면 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왜 했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대다수가 찬성한 피해대책결의안은 어떻게 나왔단 말인가? 국민의 혈세를 관장하는 부서로서 꼼꼼하게 씀씀이를 따지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러나 국민여론이 충분히 형성된 문제에 대해 딴지를 걸면 ‘기업친화적인 재정관료가 국민여론을 외면하고 몽니를 부려 살인기업에 면죄부를 주려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새누리당 지도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429일 국회에서 통과된 피해대책결의안에 기권했거나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인가? 국회결의안이 국민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립서비스가 아니었다면 정부의 재정관료를 적극 설득하여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문제를 하루속히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마땅하다. 피해구제법 제정과 관련 예산 마련은 정부의 행정실패로 인한 무고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친 정부의 행정실패를 바로 잡는 최소한의 필요조치다. 가해기업으로부터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살인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피해자들과 국민들이 모르지 않는다.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는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안 나오게 하려면 살인기업을 징벌책임제로 엄벌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한 대통령선거공약을 지키기 바란다.

가습기살균제 문제는 정치문제가 아닌 민생문제다, 국회는 반대 한명도 없이 93% 찬성으로 통과된 결의문 정신을 살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619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열리는 현장을 찾아 방청석에 앉아 국회가 어떻게 이 문제를 다루는지 똑똑히 지켜보기로 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누누이 공약했던 국민 생명과 안전우선의 약속이 공허한 립서비스에 불과했던 것인지, 아니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구제하라는 국민의 뜻이 구제법 제정으로 이어질지 직접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내일 국회 환경노동상임위원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이 상정되지 않고 합의되지 않는다면 2년전에 세상을 떠난 J양을 비롯한 127명의 억울한 죽음과 수 백 명 환자들의 분노와 원한은 고스란히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으로 향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2013 6 18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내용문의; 강찬호 대표 010-5618-0554, 최예용 소장 010-3458-7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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