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어제는 여수산단, 오늘은 울산산단... 내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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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어제는 여수산단, 오늘은 울산산단... 내일은?

관리자 0 5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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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울산석유화학공단 2013년 4월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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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여수산단, 오늘은 울산산단... 내일이 걱정된다.

정부는 국가산단에 대한 긴급진단과 종합대책을 마련하라.

지난 4일 오후, 울산시 온산공단에서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원유탱크가 훼손돼 약 14만 배럴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산단에서 GS칼텍스 송유관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딱 두 달 만이며, 여수 유출량(정부 추산 754)20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회사와 소방당국이 누출된 기름을 제방으로 막고 있고, 해안으로의 유출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대규모 기름유출이 환경과 주민들에 대한 피해로 연결되지 않은 것은 정말 행운이라 할 만하다.

이제라도 정부와 사고 현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방제인력과 주민들이 유증기 등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건강에 대한 조사와 회복을 위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방제작업에 동원된 수백 명의 인력과 온산공단에 근무하는 56개 업체 약 8,200명의 노동자들이 우선 대상이다. 보통의 원유는 1급 발암성 물질인 벤젠과 같은 방향족탄화수소가 포함되어 있고, 헥산, 톨루엔, 자일렌 등 급성독성, 신경독성, 생식독성 물질이 고루 들어 있어서 단기간 급성노출로 두통이나 구토 증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국립환경과학원 등은 여수기름유출사고 때처럼 뒷북 조사로 때를 놓치지 말고, 사고현장과 주변공장지역의 유해화학물질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관련자들의 건강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하수를 통한 해양 오염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기름에 오염된 수천평방 미터의 토양을 복원하는 일을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원인을 조사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는 울산 사고현장에 대한 수습이 아니라, 화약고가 된 국가산단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울산만이 아니라, 최근 2년 사이에만 구미, 화성, 청주, 여수 등 전국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짐작조차하기 어려운 사고들의 발생 유형은 국민들을 극단적인 불안으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조성한지 30-40년이 지난 노후화된 시설과 장비들 때문에 대형 사고가 구조화된 측면이 있으니,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고가 운좋게 기름 유출에 그쳤지만, 유증기의 폭발까지 이어지는 대참사가 가능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정부는 울산, 거제, 여수, 대산, 평택, 인천 등지에 있는 대규모 원유 및 화학물질 저장시설은 자칫 대형참사를 일으킬 수 있어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구비해야 한다.

산단의 기업들도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S-OIL이 밝힌 믹서기의 고장이 탱크의 균열로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은 신뢰하기 어려우며, 시설의 일부 고장으로 원유탱크가 파괴될 정도라면 이는 설계와 시공의 부실이라고 봐야 한다. 마침 GS칼텍스사도 사고 초기에 기름유출 규모를 은폐해 결국 국가의 대응 매뉴얼을 작동하지 못하게 한 바 있다. 결국 현재의 산단 사고는 기업들의 무책임과 안전 불감증에 큰 원인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번 사고를 기회로 삼아 자신들의 태도를 되돌아봐야 하며, 안전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특히 S-OIL 사장은 자신 공개 사과가 비난을 피하기 위한 시늉이 아니라면, 사고의 수습과 이후 운영관리 등에 대해 철저한 감시를 받아들여야 하고, 무겁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이번 사고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환경규제와 제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사회의 안전의식과 이를 제도화한 것이야 말로 환경사고를 막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안전벨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정부가 강행하는 규제완화 흐름은 환경 분야에서는 훨씬 조심스럽게 다뤄져야하며, 사회가 오랜 논의를 통해 이뤄낸 합의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계속되는 산단의 사고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19개 지역조직과 기관이 참여하는 내부 네트워크 활동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14. 4. 7 

환경운동연합 산단 개혁 네트워크 / 울산환경운동연합

문의 : 한숙영 미디어팀장, 최예용소장, 김미나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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