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연막소독 친환경으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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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연막소독 친환경으로 바꿔라!

최예용 0 15541

2012년 6월19일자 한겨레

2005년 9월1일자 한겨레

2001년 9월21일 한국일보 기사모음입니다.

반환경 소독은 합법, 친환경 소독은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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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64%, 미시행36%

<전국 자치단체 보건소 254곳중 36곳 무작위 전화조사 결과임>
 


인체유해한 석유류 살충제
환경오염까지 초래하지만
보건소 64% "연막소독 시행"
식물성 확산제 쓰는 보건소
"규정에 없으니 어쩌나" 혼란
질병본부 소극태도로 악순환

 

이번 여름에도 전국 곳곳에서 많은 국민들이 유해 물질이 잔뜩 들어 있는 매캐한 연기를 들이마셔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자치단체들이 10개 가운데 6개 꼴로 올해도 경유나 등유를 가열해 나오는 연기에 살충제 입자를 실어 뿜어내는 연막 소독을 이미 하고 있거나 실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전국 254개 보건소 가운데 36개 보건소의 여름철 방역 실태를 무작위 전화 조사로 확인한 결과, 64%인 23개 보건소가 연막 소독을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를 살충 성분 확산제로 이용하는 연막 소독의 유해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경유나 등유를 불완전 연소시켜 발생하는 흰 연기 속에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인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등 주요 발암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물질들은 호흡하는 사람의 건강을 직접 위협할 뿐 아니라, 토양과 수질을 포함한 생태계 전반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전국의 많은 일선 보건소들은 이미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방역 방식 변경을 시도해 왔다. 다양한 생물학적 방식을 동원해 모기를 유충 단계에서 찾아 없애거나, 불가피한 공중 방제는 물이나 식물성 기름 등을 원료로 한 친환경 확산제를 쓰는 연무 소독으로 전환하는 것 등이 그 예다.

 

<한겨레> 조사 결과는 이런 움직임이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준 셈이다. 여기에는 보건소를 감독하는 질병관리본부의 소극적 자세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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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방역을 위해 실시하는 연막 소독이 위해성 논란에도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지역 한 주택가에서 연막 소독 차량이 방역 작업을 하는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질병관리본부는 경유나 등유 대신 식물성 확산제를 사용한 소독은 불법으로 보고 있다. 방역용 살충제들 가운데 용법에 식물성 확산제를 사용해도 된다고 표시된 것이 없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전국 보건소에 "천연물질을 사용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질병관리본부는 그러나 일부 보건소들의 식물성 확산제 사용을 적극 제지하지는 않고 있다. 친환경적 방역 방식을 찾는 보건소들이 늘어나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자신이 보낸 공문으로 판로가 막힌 한 벤처기업이 민원을 제기하기 전까지 규정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외면했다. 보건소들이 주민 건강을 좀더 고려하려면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태가 지속되도록 방치한 셈이다. 식물성 확산제를 생산하는 늘푸른㈜ 유정민 대표는 "연막은 그 자체로 살충 효과를 지닌 것이 아니라 살충제를 확산시키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친환경 제품이 충분한 확산 효과가 있는지만 보건소들이 판단해 쓰게 하면 된다"며 "작은 벤처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수십종의 살충제를 대상으로 각각 식물성 확산제의 효과에 대한 전문기관 검증을 받아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용을 막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전국의 보건소들에서는 식물성 확산제를 두고, 일부는 "규정은 없지만 사용해도 괜찮다"고 해석하고, 일부는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니 사용할 수 없다"라며 사용하려던 계획을 취소하는 등 혼란마저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보건소는 올해 식물성 확산제 사용 계획을 세웠다가 질병관리본부의 공문을 받고 등유를 사용한 연막 소독을 계속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보건소 한미례 전염병관리팀장은 "올해부터 친환경 식물성 확산제를 사용하려고 했었는데, 질병관리본부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해서 못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북 익산시보건소의 박성희 방역담당은 "조달청을 통해 식물성 확산제를 구입해 쓰고 있다"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조달청에서 통과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보건소 김중 방역담당도 "질병관리본부의 최종 입장은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연막과 식물성 연무 소독을 일주일 간격으로 번갈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허창호 사무관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고 고민중"이라며 "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식물성 확산제를) 못쓰는 것이 맞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찾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복지부만이 아니라 환경부도 자신의 일로 인식하고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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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역시 한겨레신문이 2005년 11월18일자, 9월1일자 및  한국일보 9월 6일자 등 관련 관련기사입니다.

 

연막소독약으로 모기잡으려다 사람잡을라  한겨레 2005 9 1

 


연막소독약서 4가지 환경호르몬 의심물질
한겨레, 경성대 의뢰 성분 분석

 
이승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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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13일 광주시 남구의 한 주택가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분무소독을 하자 어린이들이 방역차를 따라다니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보건소 10곳 가운데 6곳 꼴로 살충제에 주로 쓰이는 4가지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들어간 연막소독 약품을 뿌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약품은 약사법상 허가를 받아야 생산·사용할 수 있으나 국내에 허가제품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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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가 이기우·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국 246개 보건소 가운데 7곳을 뺀 239곳이 연막소독을 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한겨레>가 류병호 경성대 식품공학과 교수에게 맡겨 보건소들이 사용하는 약품들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139개(58.2%) 보건소에서 △사이퍼메스린 △디클로르보스 △클로르피리포스 데스린 등 4가지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들어간 연막소독 약품을 쓰고 있는 것으로 1일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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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물질은 살충제에 들어있는 주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며, 내분비계나 신경계, 각막 등에 해를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사이퍼메스린은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이 지정한 내분비계 장애물질 67종 가운데 하나로, 국내에서도 취급제한 등 규제 물질로 지정돼 있다.


 

▲ 4가지 환경호르몬 합유 연막소독제 살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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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소 239곳 허가 안받은 제품 살포 내분비 장애 ‘취급제한’물질도 섞여 있어 당국 “유해성 평가뒤 조처” 사용금지 유보

 


시·도 보건소별로 분석해보면, 경기도가 가장 많은 24개 보건소에서 이들 물질이 들어간 연막소독 약품을 쓰고 있었다. 이어 △경북 20곳 △경남 18곳 △강원 13곳 △전남·충북 10곳 △전북·충남 8곳 △부산·인천 5곳 △광주·울산 4곳 △서울·대구·대전 3곳 △제주 1곳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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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호 교수는 “이런 물질은 피피비(ppb, 10억분의1) 단위의 극미량으로도 인체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며 “연막소독 약품에는 리터당 0.5~36g이 들어 있어 물에 희석하더라도 얼마든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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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별 연막소독약품 사용량

 
 

그러나 보건 당국은 연막소독 약품에 이들 성분이 들어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기 전에는 사용 금지 조처를 취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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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98년부터 유해화학물질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 하지만 올해까지 유해성 평가기법을 마련한 뒤 내년에야 평가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개별 성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입증 작업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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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견줘 미국은 1996년 의회에서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유해화학제품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을 요구한 뒤, 곧바로 내분비계 장애물질에 대한 연방 자문위원회(EDTAC)를 만들어져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현재까지 69가지 물질을 우려물질로 선정해 관련대책을 강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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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환경청에서 1998년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이 정한 67종과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에서도 143종을 우려물질로 지정해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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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미국에서는 디클로르보스를 발암가능성물질로 분류하고, 클로르피리포스, 사이퍼메트린의 독성정보를 이용해 허용가능 섭취량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들 물질에 대해서는 한때 부작용을 알지 못해 안전한 것으로 취급됐으나 지금은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킨다고 의심받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연막소독 중단모임을 벌이고 있는 정세영 ‘연막소독중단모임’ 준비위원장은 “보건 당국도 연막소독이 사람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 독성물질을 무차별적으로 뿌려대는 행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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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에 연막소독 약품 가운데 허가받은 제품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막소독 약품은 지난 2002년부터 허가제품에 한해 생산·사용할 수 있도록 약사법상 의약외품에 포함돼, 허가받지 않은 약품으로 연막소독하는 것 자체에 불법성 소지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약사법 개정 뒤 기존 약품 생산은 중단됐으나 새 제품 허가가 나지 않아 재고물량을 쓰고 있다”며 “약사법 개정 전에 생산된 약품이어서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집계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의 보건소에서 14만968리터를 새로 구입했고, 7월말까지 15만3963리터를 사용했다. 또 전남이 이 기간 동안 6만268리터를 쓴 반면 대구시는 전남의 0.72%인 345리터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연막소독의 추억은 악몽이다.

 

 

연기의 환상에 취해 따르던 ‘방귀차’엔 환경호르몬 잔뜩


한겨레신문 2005년 9월1일자


4.jpg▲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휴대용연막소독기를 들고 아파트 주변을 방역하는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여름철이면 마을 한 어귀에서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동네 꼬마들은 흰 연기를 뿜어내는 ‘방귀차’ 또는 ‘모기차’(연막소독차)가 신기한 듯 가까이 가려고 아우성이다. 알싸한 냄새가 코를 찌르지만, 꼬마들은 잠시나마 구름 위를 걷는 신선이나 투명인간이 된 것마냥 연기에 흠뻑 취한다. 한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다른 동네 어귀까지 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소독이 중단되면 못내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언제든 다시 ‘방귀차’가 나타나면 그 뒤를 따라 달리고 또 달린다.


어린 시절 연막소독의 아련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장면으로 펼쳐진다. 우리 국민은 연막소독이 처음 시작된 1969년만 해도 전염병과 각종 해충으로부터 시달림을 당해야 했다. 먹고살기 바쁜 나머지 보건위생에 큰 신경을 못 쓰던 사람들에게 ‘방귀차’는 해충박멸은 물론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양 우리의 추억속에 꼭꼭 자리잡고 있다.


“짜릿한 그 냄새가 그립군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런 추억을 잊지 못하고 있는 흔적은 인터넷 곳곳에 남아 있다. 누리꾼들은 학교나 집 근처 시장 등에서 연막을 뿌리는 사진을 폰카(휴대전화 카메라)나 디카(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올려놓는다. 이어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향수에 빠져든다. 다른 누리꾼들도 덩달아 장단을 맞춘다.


“짜릿한 그 냄새가 그립군요.”(드림위즈 블로그에서 누리꾼 ‘나라차츰’)


“어릴 적 따라가던 것 중 하나였죠. 따라가다 보면 다른 동네에 와 있곤 했습니다.”( 〃‘1맨’)

 

“어렸을 적에 연막소독차가 연기를 뿌리고 다니면 이유없이 쫓아다녔죠? 마치 구름 같기도 하고 그 형용하기 힘든 냄새에 홀린건지 아니면 그냥 쫓아가다 보면 모이는 친구들이 좋아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깔깔거리며 신나게 쫓아다녔던 추억이 떠오르네요.”(네이버 블로그 ‘용짱’)


“지금도 가끔 거리에 연막차가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면 일부러 슬쩍 ‘안개속’으로 몸을 밀어넣어 냄새를 맡아본답니다.”(〃 ‘돌이끼’)


“동네가 시골 읍단위 마을인데 모기가 많아서 방역을 했으면 하는데 읍사무소에 요청할 방법이 있나요?”(엠파스 지식검색 ‘yes1357’)


“아이들이 언제나 세월이 흘러도 신기해 하고 따라다니던데요.” (드림위즈 블로그 ‘들꽃’)


“연막소독, 몸에 해로운가요?”


추억이 깊고 아련하다보니 연막소독의 유해성 논란을 아는 이는 드물다. 연막소독은 ‘방역’이 목적이다 보니 살충제가 들어간다. 경유(또는 석유)에 살충제를 70 대 1로 희석한 혼합물을 태워 연기를 나게 하는 것이다. 지난 2000년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부산에서 쓰고 있는 연막소독용 살충제에 발암물질은 물론 면역신경계와 각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김홍신 전 의원도 지난 2002년 연막소독에 쓰이는 살충제에 발암물질 등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살충제는 곤충을 죽이기 위해 쓰는 만큼 독성이 없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소독을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연소가스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연막소독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터넷사이트 지식검색에서도 “연막소독차를 따라다니면 몸에 해로운가요?” (네이버 지식검색 누리꾼 ‘nirvanav’) “연막소독 효과있나요?”(파란 지식검색 ‘별밤지기’) “소독차에서 소독시 소독약의 원료는?”(엠파스 지식검색 ‘snowwell’) 등 연막소독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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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파리 모기만도 못하냐? 식당에 뿌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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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충남 아산시 송악면의 한 식당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던 김아무개씨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을 경험했다. 식당 앞 마루에서 식사를 하던 중 연막소독차가 자신이 앉아있는 식당 앞에서 연막소독을 해댄 것이다. 김씨는 “주변 다른 식당에서도 수십명의 손님이 맛난 점심 식사를 하는 있었고, 손님중엔 엄마품에 안겨 젖을 빠는 아기도 있었다”며 “우리 가족을 포함한 50여명의 손님이 있는데도 식당 마루에 (소독약을) 무지하게 뿜어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그 일이 있은 뒤 아산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 “아니! 우리가 파리·모기·해충만도 못하느냐”며 “연막소독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생각이 있는거냐”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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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는 연막소독 관련 일선 지자체 보건소에 내린 지침에서 “사람의 이동이 없는 시간이나 장소에 뿌리라”고 했으나, 누리꾼들이 인터넷에 올린 연막소독 사진들은 배경이 한결같이 사람이 많은 재래시장, 학교, 주택가 등이다. 연막소독차를 뒤따르는 아이들도 아직 그대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연막소독을 처음 시작한 30여년 전보다 연막소독에 대한 추억과 환상을 가진 사람은 차곡차곡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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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 좋은 것?…이젠 향수를 버려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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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추억과 환상을 지켜주려는 뜻일까? 연막소독의 유해성 논란에 대한 보건 당국의 태도는 유해성이 완벽히 입증되지 않는 한 계속 뿌린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유해성이 완벽히 입증돼야 중단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쩐지 검사가 피의자에게 “네가 무죄인 걸 입증하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구조다. 유해성이 입증될 때까지는 직장, 학교, 집, 식당 등 연막소독의 성역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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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연막소독을 하는 속사정을 넌지시 털어놓는다. “방역은 해야 하고, 다른 방역과 달리 연막소독을 하면 사람들이 소독했다는 걸 쉽게 안다. 우리 동네는 왜 안 해주느냐고 따지는 주민들도 있다.” 연막소독은 ‘생체실험’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시민들에게 보건당국이 이래저래 생색내기 좋은 전시행정인 것이다. 국민건강이야 어찌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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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연막소독약 안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 들어 있고, 오늘 이 시간에도 전국적으로 어디서 얼마나 뿌려지고 있을까?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연막소독의 인체 유해성과 성분분석, 전국의 살포 현황 등을 취재해 2일치 지면에 보도할 예정이다. 기사가 나간 뒤에서 연막소독은 추억과 환상의 연기를 계속 피워올릴 수 있을까?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기사등록 : 2005-09-01 오전 10:47:26

 
 

“내가 뿌려봐서 아는데… 연막소독차 오면 숨어”


어느 방역업무 출신 누리꾼의 경고…“어려서 추억은 잊길”

  

“어렸을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련한 추억인 방역차. 물론 저도 따라다녔었습니다. (중략) 얄팍한 지식으로나마 방역이란 일에 대해 말하면, 정말이지 한마디로 환경파괴이자 세금낭비입니다.”


보건소에서 방역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누리꾼 ‘이것저것’은 ‘방역차를 따르는 아이들 사진을 보고…’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블로그(http://blog.daum.net/ldglim/2502671)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막의 효과를 말씀드리자면 전혀 쓰잘데기 없는 것으로 살균효과 및 살충효과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연막소독은 모기를 상대로 하는 것”이라며 “이 연기를 맞고도 모기는 죽지 않고, 다만 알을 못까게 하는 작용을 하지만 이 효과마저도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연막소독, 곡해를 시켜 그저 좋은 줄로만 알고 있다”


이어, 그는 연막소독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고(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효과없음) △ 환경오염(연막소독의 주성분인 경유와 살충제 때문) △소음 △인력낭비 등 단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처음에 누가 알렸는지는 몰라도 이상하게 곡해를 시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저 좋은 줄로만 알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보건소에서는 하루에 방역차 한 대에 약품값(2만~5만원)에 경유 120리터(경유 1리터를 1000원으로 계산해 12만원), 휘발유는 20리터(1500원으로 계산해 3만원) 등 하루에 17만원에서 2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 누리꾼의 지적대로라면 한 보건소에서 연막소독으로 쓰는 예산은 한 달에 많게는 500만원이 들고, 1년에 10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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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품에 해골마크 하나 그려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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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막소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연막용약품이 피부에 묻었을 때 재빨리 씻지 않으면 가렵고 따끔따끔하고 얼얼하다. 또한 눈에 들어가면 재수없으면 시력잃는다”며 “그래서 약품에 해골마크 하나 그려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막소독 연기를 쐬게 되면 눈이 붓고 가렵고 얼얼하면서 따끔거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글을 보신 분이라면 절대 소독차 반경 3미터이내에 접근하지 않으시는 게 좋고, 방역차가 오면 최대한 숨으시거나 창문을 꼭 닫아야 한다”고 충고한 뒤, “어렸을 때 ‘추억’이라는 것은 어떻게 변함이 없냐”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국감]'발암 방역약품' 전국살포

| 기사입력 2001-09-21 22:34 | 최종수정 2001-09-21 22:34

 

 

발암성분이 함유된 방역약품이 안전성 검사도 없이 무차별 살포되고 있으며, 접종대상도 아닌 어린이들에게 유행성출혈열 백신을 단체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강원도의 국정감사자료에따르면 올 들어 강원도에 뿌려진 방역약품은 8월말 현재 분무ㆍ연막소독 7,172회에 1만1,800리터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8,414회에 1만6,825리터나된다. 강원도에 뿌려진 방역약품은14종으로 발암물질로 의심되는 디클로르보스, 싸이퍼머스린, 알파싸이펴메트린,에토펜프록스, 비펜스린 등이 함유된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 유독성물질인 클로르피리포스, 카데스린, 델타메스린, 다이아지논등도 포함돼 있다.이들 유해물질은 발암은 물론 인체에 흡입되거나 접촉되면 온갖 부작용을 유발한다.

김홍신의원은 “옥외용 방역약품은 관할부서가 없어 제조회사가 신고만하면 제조가 가능하다”며 “현재전국 10여개사에서 59종의 방역약품을생산하고 있으며 이들 약품에는 39종의 유해물질이 사용되고 있다”고말했다.

또 강원도는 99년부터 지난해까지5차례 유행성출혈열 백신 예방접종을실시하면서 표준예방 지침을 무시한 채 접종대상도 초등생 38개교 2,202명, 중등생 23개교 1,596명, 고교생15개교 865명 등 모두 4,663명에게 무차별 단체접종을 실시했다. 유행성출혈열 예방접종은 성인중에 군인 농부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실시하되 효과가 확실하지 않으면 접종대상을 최소화하도록 돼있다. 특히 단체 예방접종은 사업대상도 아닌데 단체접종까지 실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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