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토론회 메모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 이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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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토론회 메모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 이렇게 하자

최예용 0 8496

기다리던 국회토론회. 2012년 9월19일 수요일 오후2시 보건복지부 업무를 감독하는 국회보건복지상임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의원, 이언주 의원 그리고 환경부 업무를 감독하는 국회환경노동상임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 장하나 의원 등 국회의원 4명이 모두 인사말을 진지하게 해주었습니다. 토론회장 맨 앞에 앉아 있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는 성준이네 가족 앞에서 그들은 모두 안타까운 표정을 보입니다. 그러며 한결같이 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고, 특히 국정감사에서 단단히 따지고 해결책을 내보겠다고. 공교롭게 모두 여성의원들입니다. 환경과 보건문제에 민감한 여성적 감수성이 표현된 것이겠지요.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주제발제에서 한국환경보건학회 소속의 교수진들이 피해사례를 정밀조사한 결과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피해대책에 참고가 될 것이라며 1960년대 유럽에서 발생한 탈리도마이드 약화사건이 50년이 지난 올해 8월말 문제의 약을 만들어 팔았던 독일 제약회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피해보상금을 내놨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그 약을 유통시킨 책임으로 영국정부도 공식사과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건발생 50년이 지나서야 사과하고 보상금을 내놨다니... 그 사이 많은 피해자들이 죽어갔을텐데... 하지만 최교수는 이러한 과정은 '50년이 지나서도 책임을 묻는다'는 의미로 해석하며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어 두번째 주제발표는 '피해자들이 말하는 대책'으로 첫 순서는 대전에서 올라온 딸을 잃고 부인은 폐이식수술을 하여 간호가 필요한 아빠요 남편인 장동만씨입니다. 그 분은 갖고온 USB메모리스틱에서 동영상과 사진을 보여줍니다. 작년 병원에서 부인이 죽기직전에 폐기증자가 나타나 수술을 한 날의 동영상이었습니다. 병상에 누운 그의 부인은 참혹한 몰골이었습니다. 이어 보여준 사진은 하늘나라로 간 그의 딸 사진들입니다. 그는 그 사진을 보여주며 이이를 보낸 후에 자신도 처음 본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도저히 아이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전도사인 그는 얼마안되지만 돈이 생기면 남을 위해 살아왔는데 정작 자신의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아이를 위해 맛난것, 새옷 한번 사주지 못했다며 오열합니다. 나름대로 대학공부하고 대학원공부까지 했고 사회생활을 잘 해왔는데 왜 이런꼴을 당해야 하느냐고.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고. 나한테 정말 과분한 아이가 왔었는데 나는 그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고 웁니다. 아내는 지금도 외출을 하지 못하고 언제 어떤 감염이 될지 모른다고.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살아달라고 기도하며 지낸다고 합니다. 지난 3월 정밀조사차 방문했을때도 그는 조사자를 외부에서 만났습니다. 마스크를 하고. 아내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도 모두 흐느낍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 이야기도 잊지 않았습니다. 오늘 국회토론회 간다니까 여러 사람들이 우리의 사정과 어려움을 그리고 분노를 꼭 전해달라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그는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만들어 판 사람들. 기업인들. 그리고 정부당국자들, 당신들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두번째 피해사례 발표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온 폐이식 성인환자 김선태씨입니다. 지팡이를 집고, 폐CT사진과 진단서를 들고 왔습니다. 몸이 망가지고 생활이 엉망이 됐으며 자신은 물론이고 아내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그. 다리가 마비되어 장애인 등록을 해야 한다는 그. 최근에는 버티던 아내와도 불화가 생겨 이혼말이 나오고 있다는 그. 앞서 딸을 잃고 부인까지 폐이식환자라는 말을 들은 후라서 그런지 그는 자신보다 더 안좋은 분들이 많다면서 내 이야기를 자세히 한들 뭐가 달라지겠느냐 엊그제는 TV 뉴스까지 나갔는데 달라질 것 같지 않더라며 꾹꾹 분노를 억누릅니다.

세번째는 10살 성준이와 동생을 데리고 온 엄마의 순서. 앞서 두 피해사례를 들으며 이미 힘든 상태인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력이 없습니다. 스크린에 비쳐지는 그녀의 아들 사진에 그녀는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2003년생인 성준이. 두살인 2004년에 감기인줄 알고 병원에 갔다고 폐렴이라며 입원하고 이어 중환자실로 가서 목으로 숨쉬는 기계를 달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재활치료를 받는 사진. 2009년 외출시 산소호흡기를 갖고 차옆에 선 사진. 최근 환경운동연합의 회원잡지 한께사는길 기자가 찍어 보내준 사진은 산소호흡기를 낀 10살 성준이가 집에서 공부하는 사진이입니다. 왜 성준이가 이렇게 아파야 하는지 그녀는 2011년 8월말 정부발표를 보고서야 알게됩니다. 하지만 그때는 성준이가 아플때인 2003-2004년에 사용하던 가습기살균제 옥시제품과 애경제품 그리고 홈플러스 제품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하여 그녀는 성진이랑 찍은 모든 사진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2003년 12월25일 성준이의 첫 크리스마스 축하파티를 엄마와 아빠 그리고 이모랑 찍은 사진 뒤에 부억싱크대가 보였고 그 위 창가에 두개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옆으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옥시의 가습기 당번'큰 것과 작은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옥시싹싹이란 제품이름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성준이를 아프게한 놈을 찾아냈습니다.

이어 정부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지정토론 순서. 이언주 의원이 직접 사회를 맡았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관리센터장과 환경부 과장의 발언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질병관리본부가 이 문제의 원인으로 가습기살균제를 지목했고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환경부는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는 게 다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분위기는 이랬습니다. 피해자들의 사례는 모두 가슴아프다. 하지만 우리는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력도 부족한데 피해의 원인을 찾아낸게 우리다. 대단하지 않느냐. 우리가 없었으면 아직도 원인을 알지 못했다. 그리 알아라. 뭐 그런. 환경부의 경우는 아예 거짓말도 합니다. 몇주전 토론회에서  현재의 화평법은 완제품을 관리하지 못하고 1톤 이상만 대상으로 하는 등 구멍투성이라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누누이 있었음에도 버젓히 거짓말을 합니다.

정부관리들의 토론과정에서 한가지 새로운 내용이 나왔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그동안 정부쪽으로 접수된 181건을 분석하고 있는데 9월말경 결과를 발표한다. 의학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각 사례별로 가습기살균제 관련성을 판정한다. 관련있음/판단못함/관련없음의 세가지로 판단한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모임으로 접수된 사례 174건은 분석시간이 필요해 연말이 되어야 한답니다. 문제는 두가입니다. 질본의 판단결과. 관련있음의 경우는 어떤 대책이 마련되는 것인지? 그리고 판단못함이나, 관련없음 사례의 경우 추가적인 조사를 하는 것인지? 이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이 없었습니다. 질본은 그 문제까지 책임질 단위가 아니라며 복지부, 총리실, 다른 부터와 상의해야 한다고. 지정토론에 참가한 서울대 백도명 교수는 지적합니다. 화학물질에 의한 건강영향이란 걸 어떤 기준으로 관련성을 판단할지 의문이다. 원인과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결과만을 보고 판단하면 중증 이외의 많은 사례들을 놓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여 판정위원회의 구성과 판정기준 등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의원실로 그러한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방청석과의 종합토론시간. 작년에 있었던 국회토론회 내용에서 한발자욱도 나가지 못했다는 지적, 복지부가 피해자간병인을 지원하고 의료보험처리라도 지원하라는 건의가 이어졌습니다. 토론회는 예정시간을 훌쩍넘겨 6시가 다되어 끝났습니다. 30여명의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국회관계자,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환경운동연합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참고로, 10월8일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있고 그 자리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5명과 최예용이 참고인으로 나갈 예정입니다. 기업으로는 옥시벤키저 사장(외국인 입니다)와 옥시싹싹 원료공급업체인 한빛화학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되었습니다. 10월24일에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다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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