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가습기살균제 국가배상 시행령 의결…경남 피해자 333명
가습기살균제 국가배상 시행령 의결…경남 피해자 333명
경남도민일보 2026.9.22
국가·기업 책임 전환…내년 정부 출연금 2447억 원
피해자 지원단체 “배상 규모·산정 기준 불분명 여전”
공소청·중수청 출범 맞춰 126개 대통령령 등도 정비

한성숙 국무총리가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국가배상 절차와 지원 기준을 구체화했다. 기존 사업자 책임 중심 피해구제제도를 국가와 기업 공동책임에 따른 배상체계로 바꾸고, 계속치료비와 대학 등록금 지원 등 피해자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전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지난 4월 전부개정돼 다음 달 8일 시행되는 특별법에 맞춰 국가배상과 피해자 지원에 필요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개정 특별법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책임 구조를 사업자 중심에서 국가와 사업자 공동책임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으로 ‘가습기살균제 배상 심의위원회’를 두고 국가배상체계를 운영한다.
이번 시행령은 심의위원회 구성과 운영 방식을 비롯해 손해배상금과 계속치료비 지급 기준·절차 등을 규정했다. 피해자 지원에는 대학 등록금 지원 등 교육지원도 포함된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지원 종합대책’에 이어 실제 배상과 지원을 집행하기 위한 제도적 틀이 갖춰지는 셈이다.
손해배상 체계 전환에 맞춰 재정 투입도 이전보다 늘어난다. 정부는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고자 내년도 출연금을 2447억 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100억 원보다 24배 이상 많은 규모다.
새 배상체계가 시행되면 경남지역 피해자들도 배상 심의 대상에 오르게 된다. 올해 2월 기준 전국 가습기살균제 피해자(7993명) 중 경남지역 피해 신고자는 333명이다. 그 가운데 도내 사망자는 84명, 생존자는 249명이다. 신고자 중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에 따라 피해를 인정받아 구제된 사람은 248명에 불과하다. 이 중 61명은 숨졌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 지원단체는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배·보상 체계로 전환한 점은 좋게 보면서도, 충분한 배상 재원 마련과 피해 인정 범위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번 시행령 의결보다 실제 배상 규모와 산정 기준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국가와 기업 공동책임 아래 배상체계로 전환한다는 방침은 이미 이전부터 발표된 내용”이라면서 “피해자들이 요구한 ‘얼마를 어떤 기준으로 배상할 것인지’를 놓고서는 이번에도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또 정부가 내년도 가습기살균제 피해 배상 예산으로 책정한 2447억 원에 주목했다. 정부와 기업의 배상 분담 비율을 3대 7로 놓고 계산하면, 기업 부담분을 포함한 전체 규모는 약 8156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2년 피해자단체와 가해 기업 사이에서 논의됐던 9000억 원대 조정안보다도 적은 수준이라는 게 최 소장 설명이다.
그는 “개별 피해자 배상액은 심의위원회에서 계산해야 한다는 정부 설명에도 일리는 있다”면서도 “6000명이 넘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면 정부도 나름의 배상 기준을 토대로 규모를 산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계속 요구한 것은 도대체 얼마를, 어떤 기준으로 배상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번 시행령도 그 질문에는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