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어스] 가습기살균제 참사,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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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어스] 가습기살균제 참사,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

관리자 0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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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환경운동연합)
#369 가습기살균제 참사,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
 
위클리어스 (환경운동연합 회원소식지) 
 2026.8.28
안녕하세요. 위클리어스 아현입니다.
건조한 날이면 물을 채워 켜두던 가습기. 기업은 가습기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홍보했습니다. 국가안전인증 마크인 KC 마크를 받은 제품도 있었죠. 이런 살균제가 폐를 손상시키고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진 지 올해로 15년입니다. 시간이 흐르며 사회적 관심은 점차 줄었지만, 피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8월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을 요구해 온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가 세상을 떠났고, 이후 피해자들은 광화문광장에 모여 국가의 사과와 책임 있는 피해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위클리어스에서는 15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가습기살균제 참사 15년, 아직 남은 피해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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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환경운동연합)

2011년 봄, 임산부와 영유아를 중심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 환자가 잇따랐습니다. 역학조사에서 환자들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는 공통점이 확인됐고, 흡입독성 실험에서도 비슷한 폐 손상이 나타났습니다. 현재까지 피해 신고자는 8,094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1,958명이 숨졌고, 피해구제 인정자 6,037명 가운데 사망자는 1,422명입니다.


가습기살균제에는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 같은 살균 성분이 사용됐습니다. 사람이 들이마셨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물질이었죠. 가습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퍼진 작은 입자는 폐 깊숙이 들어가는데요. 반복해서 노출되면 폐에 염증이 생기고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로 이어져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실제 피해 규모는 지금까지 신고된 숫자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처음 사용된 시기는 1994년으로 추정되는데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연구진이 2020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은 약 894만 명, 건강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약 95만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사망자는 약 2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피해 신고자가 8천여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산된 건강 피해자의 1%도 신고되지 않은 셈입니다.


왜 큰 피해가 생기기 전에 위험을 막지 못했을까요? 먼저 제품을 만들고 판매한 기업의 책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옥시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은 채 PHMG가 들어간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판매한 혐의로 전직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일부 제품에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는데도 ‘인체에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과 같은 문구가 사용됐죠.

안전을 걸러내야 할 제도에 빈틈이 있었습니다. PHMG와 PGH의 유해성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흡입독성 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건축용·카펫용 살균제 등에 쓰이던 물질이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됐지만, 당시에는 용도가 바뀌어도 유해성을 다시 심사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었습니다. 인체 유해성이 확인돼 수거된 제품 가운데에는 국가 안전인증인 KC마크를 받은 제품도 있었습니다.

국가의 책임도 법원의 판단을 받았습니다. 2024년 법원은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심사하고 결과를 알리는 과정에 잘못이 있었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판매해야 할 기업뿐 아니라, 화학물질과 생활제품의 안전을 관리해야 할 국가에도 책임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2026년 8월 현재,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거라브 제인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2016년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뒤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 됐지만, 아직 국내 소환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와 시민단체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국내 소환과 수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임원들에 대한 가습기살균제 재판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후 최종 선고를 앞둔 단계입니다.

배상도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입니다. 2025년 3월 보도 당시 피해구제 인정자 5,828명 가운데 실제 배·보상을 받은 사람은 508명에 그쳤습니다. 2022년에는 7,000여 명을 대상으로 7,795억~9,240억 원 규모의 조정안이 마련됐지만, 옥시와 애경산업이 동의하지 않아 피해자 동의 절차도 시작하지 못한 채 무산됐습니다.

????‍????‍????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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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참사 희생자 추모 유품전시 (출처 : 환경보건시민센터)

지난 8월 11일,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가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 대표는 옥시와 애경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뒤 호흡기 질환 등을 앓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산소발생기와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면서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피해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을 요구해 왔습니다.


서 대표는 생전 자신이 숨지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에서 피해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달라는 뜻을 남겼습니다. 이후 피해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시작했고, 국가의 공식 사과와 대통령 면담, 피해 인정 확대와 제대로 된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참사의 진상을 다시 살필 ‘2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광화문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아직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을 다시 살피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기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에는 기업의 제조 과정과 국가 책임이 상당 부분 밝혀졌다는 이유로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참사 과정에서 10여 개 중앙부처가 연루됐음에도 책임지거나 처벌받은 공무원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2011년 조사 당시 정부가 가해 기업에 결과를 미리 공유하고 발표를 미뤄 피해를 키운 점, 실제 피해자가 신고된 수치보다 10배 이상 많다는 점 역시 진상규명이 여전히 미완성임을 보여줍니다. 피해자들이 2기 특조위를 꾸려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하는 이유입니다.


오는 10월부터는 새로운 배상 제도가 시행될 예정입니다. 기업 간 자발적인 합의에 기대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와 관련 사업자가 함께 책임지는 법정 배상 절차가 시작되는데요. 피해가 알려진 지 15년이 지난 만큼, 새 제도가 실제 피해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배상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입니다.


가습기살균제는 2011년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제품이 사라졌다고 참사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피해 규모조차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고, 책임 규명과 배상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도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남은 피해를 살피고 책임을 끝까지 묻기 위해, 나아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묻고, 또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3줄 요약

????. 가습기살균제 참사 15, 건강 피해자 95 명으로 추산
✌️. 피해 신고자는 8천여 명 뿐, 배상과 책임 규명 현재 진행형
????.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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