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아이"-광화문의 나무그림자

"에코아이"-광화문의 나무그림자

최예용 0 5228

우리사회를 환경의 눈으로, 생명의 눈으로, 환경보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에코아이 시리즈입니다. 회원여러분들이나 시민여러분들의 카메라 앵글에 잡힌 에코아이 있으시면 보내주세요. 이 자리에 올려 같이 공유하겠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드림.choiyy@kfem.or.kr 010-3458-7488

 

오늘 2012년 11월27일의 <에코아이>는 광화문을 지나며 눈에 띈 나무그림자들입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촉구 131회 일인시위에 나가러 물품을 어깨에 걸고 터벅터벅 광화문 버스정류장앞을 지나는데 대형건물을 짓느라 높이 쳐져 있는 가림막의 힌 벽에 마침 내리쬐는 초겨울 햇빛이 나뭇잎이 거의 떨어져 앙상한 가로수들을 비쳐 그들의 그림자가 비쳐지고 있었습니다.

 

글쎄요, 제 눈에는 그 모습들이 여느 사진이나 그림들보다 멋져 보였습니다. 요즘은 건물짓는 가림막에 대개들 그림이나 사진을 붙여 놓으니까요. 하얀 빈벽에 비친 초겨울 가로수의 그림자가 마치 그림작품인 양 그리 보였습니다. 주머니의 핸폰을 꺼내 한장 한장 찍는데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그 사람들의 옆모습들도 사진속의 분위기를 맞추어 줍니다.

 

지난 한달여간 제가 사는 곳 주변의 나무들과 대학로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 주변의 나무들을 아침 저녁으로 눈여겨 보아오던 참입니다. 녹색나뭇잎들이 조금씩 빨강색, 갈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새삼 놀라웠고 아름다웠습니다. 자주 나무들을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진 노랑의 은행나무와 진 빨강의 단풍나무는 눈을 확 잡아 끌지만 오래 쳐다봐지지 않지만, 얼룩덜룩해 보이는 벚나무와 목련나무의 단풍이 하루하루 색을 달리해가면서 예쁘게 가을색으로 변해가는게 매일 눈길을 잡더군요. 잎 하나가 오롯이 가을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서너차례의 비바람을 맞더니 이제는 거의 모두 떨어져 조금씩만 남았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손바닥을 쫙 벌린듯한 빨간색 단풍잎들이 이제는 말라서 손가락들이 오그라든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뿌리로부터 물과 양분의 공급이 멈추었겠지요. 아마 한차례 더 비바람이 불면 모두 떨어져 버리겠지요.

 

좋은 점도 있습니다. 나뭇잎들이 떨어지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 자리에 새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여름철에는 나뭇잎에 가려서 소리만 들렸는데 이제는 어디서 소리를 내는지 보입니다. 계절이 주는 선물입니다.  

 

광화문 네거리는 다른 곳보다 넓고 활량해서 그런지 가로수의 나뭇잎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림자가 그걸 말해줍니다. 하지만 그림자는 각각의 가로수의 특생과 개성을 고스란이 보여줍니다. 나름 멋있습니다.

 

 그 녀석들, 자신들의 모습이 그런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줄 알까요? 우리네 삶은 어떤 그림자를 만들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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