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서한]전경련의 화학물질안전관리강화 무력화시도에 항의한다
전경련의 화학물질 안전관리 강화 무력화 시도에 대한 항의서한
▪ 수 신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 발 신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1.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구미 불산사고, 삼성 불산사고 등은 대기업 중소기업 구분할 것 없이 대한민국 기업들의 화학물질 관리부실과 안전 불감증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특히,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신고된 피해자만 사망 127명 환자 300여명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희생자를 발생시킨 생활용품에 의한 피해사건입니다.
2. 그런데 문제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만들고 팔아온 20여개의 크고 작은 대한민국 기업들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역학조사를 수행하여 사건의 원인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건발생 2년이 지나는 지금까지 일언반구 사과 한마디 없고 아무런 책임있는 피해대책과 재발방지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리어 사망자를 비롯한 피해자와 가족들의 책임요구에 맞서 대형로펌을 앞세워 장기 소송을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3. 대한민국 기업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가습기살균제 사고에 대해 가장 먼저 유감을 표명하고 피해를 입은 소비자와 국민에게 사죄를 했어야 합니다. 또한 전경련 회원사이기도 한 가해기업들, 옥시레킷벤키저, 롯데마트, 애경, SK케미칼, GS리테일 등 관련기업들에 대해 신속하게 책임표명과 피해대책을 제시하도록 지도했어야 합니다. 나아가 전경련 자체적으로 화학물질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여 회원기업들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합니다. 이것이 국민이 바라는 전경련의 역할이요 전경련이 존재해야 할 이유입니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이익집단인 동시에 소비자인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해야 할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4. 최근 제정된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개정된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은 세계적인 추세인 화학물질안전관리 강화흐름 특히 유럽의 화학물질안전관리제도인 REACH를 참고하고 추진되어 왔습니다. 국내 소비자를 위한 화학물질안전관리가 아니라 대 유럽 수출길이 막힐까봐 우려한 대응차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습기살균제사고 구미와 삼성의 연이은 불산사고 등을 경험하면서 실질적인 화학물질안전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현재의 법이 제개정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해성정보 확보대상물질이 느슨하게 적용되고 실질적으로 소비자와 국민들이 접하게 될 제품의 화학물질을 제한적으로만 규제하는 등 ‘제2의 가습기살균제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보다 훨씬 후퇴되어 누더기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5. 그럼에도 전경련은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다’. ‘미국,EU,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엄중한 규제’라는 등의 이유를 들면서 뒤늦게 화평법과 화관법을 무력화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오랜기간 관계부처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공청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만든 법을 흔들기에 앞서 ‘어떻게 하면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 제2의 구미와 삼성 불산사고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여 국민앞에 ‘전경련식 화학물질안전관리대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스러져간 수백 명의 억울한 희생자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고 사고예방대책을 제시하여 국민과 소비자들의 용서와 동의를 구한 후에 현재의 화평법과 화관법이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2013. 9. 16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문의 :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010-3458-7488▪choiyy@kfem.or.kr |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국장 010-4725-9177▪jopan@kfem.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