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거리 나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반쪽짜리 조정안 거부"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 언론보도
홈 > 정보마당 >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 언론보도
환경보건시민센터 활동 언론보도

[연합] 거리 나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반쪽짜리 조정안 거부"

관리자 0 2125

거리 나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반쪽짜리 조정안 거부"

연합뉴스 2022.3.31

11년 만에 마련된 최종 조정안에 반발…尹에 면담 요청

31일 서울 종로구 SK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
31일 서울 종로구 SK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 '빅팀스'

[촬영 강태현 수습기자]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 =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해결을 위한 최종 조정안이 11년 만에 나온 가운데 일부 피해자들이 조정안 전면 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200여명의 피해자들이 소속된 '가습기살균제 합의를 위한 피해자단체'(가피단)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당선인과 인수위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만한 조정안이 도출되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단체는 "조정안에 제시된 금액은 배·보상 개념이 아닌 피해 지원금 성격이라 피해자들이 수용 못 할 수준"이라며 "연령에 따른 차별도 있어서 70세 이상 생존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금은 형편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것은 기업들이지만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 부처의 안전관리 부실로 참사가 벌어진 만큼 정부가 어떤 방법으로든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SK케미칼 등 업체의 분담금 비율을 높이고, 피해보상액 산정의 기준을 피해진단 시점으로 수정해야 한다면서 "윤 당선인은 조정위를 통해 피해자들과 기업 간 원만한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며 인수위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옥시RB 규탄 기자회견
옥시RB 규탄 기자회견

환경보건시민단체 관계자들이 3월 30일 서울 여의도 옥시RB 본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기업 옥시RB규탄 및 책임촉구 캠페인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다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이자 서울 종로구 SK 본사 앞에서 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빅팀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정안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산소마스크를 사용하는 피해자이기도 한 조순미 빅팀스 투쟁본부 위원장은 "기업은 반쪽짜리 조정안을 내놓고 피해자들에게 전부 배상한 것처럼 하고 있다"며 "파행적인 결과를 병상에 누워서 기다릴 수 없고, 인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가해 기업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참사에는 정부 책임도 있다"며 "정부가 역할을 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과 가해 기업 SK 대표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태호 빅팀스 투쟁본부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어느 누가 당했을지 모른다"며 "가해 기업 관계자들은 자신과 가족이 이런 참사 피해를 봤다면 이 같은 조정안을 수용하겠나"라고 지적했다.

피해자와 살균제 제조·유통기업 사이를 조정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출범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는 지난달 개별 기업 합의자 등을 제외한 피해자들에게 최대 4억8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정안 초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일부 피해자 단체는 "피해가 가장 심각한 폐 이식자조차 최고 등급인 '초고도'로 인정하지 않는 엉터리"라고 반발했고, 이에 2차 조정안이 나왔으나 피해자단체는 보상 기준 연령을 피해 당시 연령으로 조정하고, 향후 치료비 전액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조정위는 최근 간병비 증액·'미래 간병비' 일부 보장을 골자로 한 최종 조정안을 내놨다. 해당 안은 조정 대상인 피해자 7천27명(피해 판정 대기자 포함) 중 절반 이상인 3천 513명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동의를 받으면 최종 성립된다.

allluck@yna.co.kr

삭발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삭발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3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박수진 가습기살균제 피해정보 공유모임 대표가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를위한조정위원회의 조정안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삭발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0 Comments
시민환경보건센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