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방학 중 철거 2곳 조사
파편 나뒹굴거나 안내표시 없어
"전문가 등 참여 모니터링단 필요"

석면이 검출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석면파편이 나뒹굴고 폐기물 보관 안내표시도 없는 등 안전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인천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겨울방학 중 석면철거대상 32개 학교 중 2곳을 실제로 가 본 결과 석면텍스가 주변에 널려 있고 석면폐기물 경고 표시도 없는 등 총체적 난국" 이라고 발표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인천 내 초·중·고등학교 539개 학교 중 161개 학교에서 석면이 발견됐다. 시 교육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겨울방학 중 32개 학교를 대상으로 철거업체에 용역을 발주해 석면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3일 인천환경운동이 공개한 A 고등학교 석면 텍스 파편. (사진 = 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13일 인천환경운동이 공개한 A 고등학교 석면 텍스 파편. (사진 = 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

인천환경운동연합이 방문한 A 고등학교는 지난 8일부로 철거가 완료됐다. 이 학교 한 건물에는 텍스(펄프·목재 찌꺼기로 만든 널빤지)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는데, 환경운동연합이 9개 조각을 분석한 결과 6개 조각에서 3~5% 농도의 백석면이 검출됐다. 3~5%는 천장 텍스의 석면 농도지만 쉽게 부숴질수 있어 석면이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 철거대상이 아닌 실습실에서도 석면이 검출됐다. 철거 공간과 층마다 연결됐으며 개방된 상태기 때문에 철거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흘러갔다는 분석이다. 이 실습실은 교직원과 학생들이 수업시 사용하는 공간이다. 또한 실습실은 천장의 석면텍스가 깨져있는 상태였지만 철거대상에서 제외됐다.

B 고등학교는 석면 폐기물 더미가 학교 건물 앞에 그대로 놓여있었다. 현행법상 석면폐기물 저장장소는 별도 장소를 마련해 안전 표기를 하고 비닐에도 이를 알려야 하며 안전주의사항을 적은 스티커를 붙여야 하지만 한 개도 지켜지지 않았다. 석면철거현장에서 공기를 배출하기 위한 장치 역시 반지하에 연결돼 실내공간 오염도 우려됐다.

13일 인천환경운동연합이 공개한 B 고등학교에 방치된 석면폐기물 덩어리. (사진 = 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13일 인천환경운동연합이 공개한 B 고등학교에 방치된 석면폐기물 덩어리. (사진 = 인천환경운동연합 제공)

그 외 학교에 설치된 조경석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시 교육청은 지역 내 모든 학교 조경석에 대한 석면조사를 실시했고 131개교 조경석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환경운동연합측은 이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편광현미경은 분석 사진, 전자현미경은 사진과 함께 성분분석기 결과가 첨부돼야 하지만 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는 누락됐다. 석면이 검출된 조경석은 현재 경고표지판도 철거도 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교육청이 제한된 예산으로 용역을 통해 철거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관리가 소홀하다"며 "석면철거공사 시 등급이 가장 높은 업체를 선정하고 학부모, 전문가,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감시모니터링단을 조직해 철거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