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부회장 등 경찰 고소"
LG화학 "227억원 공탁, 102억원 지원금 지급"

 2020년 5월 7일 LG화학의 인도생산법인 LG폴리머스에서 코로나 봉쇄 기간 공장 저장탱크에 장기간 보관된 공정 원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유독성 가스 누출로 수백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피해자 명단./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2020년 5월 7일 LG화학의 인도생산법인 LG폴리머스에서 코로나 봉쇄 기간 공장 저장탱크에 장기간 보관된 공정 원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유독성 가스 누출로 수백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피해자 명단./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2020년 5월 LG화학 인도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누출 참사’ 피해자들이 한국을 찾아 후유증 등 피해 배보상과 사과를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피어선 빌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도 사고 피해와 관련해 LG화학 법인과 신학철 부회장을 경찰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71명 명의의 고소장은 25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봉쇄됐던 2020년 5월,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州) 비샤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LG화학 인도법인) 공장에서 스타이렌 가스 수백톤이 누출됐다.

이 사고로 인근 주민 12명이 목숨을 잃고 585명이 다쳤으며 마을 주민 1만9893명이 일주일 이상 대피했다.

피해자 측은 이후에도 최소 14명이 후유증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LG화학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들 측은 “LG 측이 사과문을 내긴 했지만, 5년 4개월이 지나는 지금까지 단 한명의 피해주민에서 배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인도당국은 12명 사망자에게 각 1억6000만원, 585명 병원입원자에게 40만~1600만원을, 대피 주민에게 16만원씩 인도적 차원의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사망과 후유증 치료에 대해서는 조사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화학은 민형사상의 법적소송이 걸려있어 판결이 나오기를 기다린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며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임원진이 인도 현지를 처음으로 찾아 100억원의 피해주민 생활지원 계획을 발표했으나, 6100 피해가구에 80만~450만원정도가 지급됐을 뿐 103 피해가구는 여전히 이 지원마저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사고발생 5년이 지나는 동안 겨우 7번의 공판이 열렸고 아직도 원고인 피해자 확인과정이 인도정부에 의해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언제 최종 판결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LG화학이 소송을 핑계대며 피해자 배보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결국 피해배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속셈”이라고 꼬집었다.

피해자들은 후유증 배상·보상, 정기적 건강검진, 부상자 재활과 사회 복귀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방한에는 19세 사망의대생 유족, 피부괴사피해 20대 청년, 가족 피해자 등 인도 피해자 5명과 인도 의사 1명 등 총 6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26일까지 항의 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주 정부의 선제적 보상 직후 227억원을 공탁했고, 재판 절차와 상관 없이 현지 주민들에게 생활지원금 102억원을 지급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회복과 생활 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지속해 온 의료지원, 생활지원금 지급 등 인도적인 지원 활동과 함께 올해 개소한 현지 재단을 통해 식수공급, 직업교육 등 마을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 활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