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책임 촉구하러 영국 다녀온 백도명 교수 “위험의 불확실성, 모두 공개하는 솔직함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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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책임 촉구하러 영국 다녀온 백도명 교수 “위험의 불확실성, 모두 공개하는 솔직함이 가장 중요”

최예용 0 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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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책임 촉구하러 영국 다녀온 백도명 교수 “위험의 불확실성, 모두 공개하는 솔직함이 가장 중요”

 

경향신문 2015년 6월9일자

 

“메르스 정보 공개도 권위적·폐쇄적 행정 전형 보여줘”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59)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지난달 말 가해기업인 영국 레킷벤키저사에 항의 방문을 다녀왔다. 백 교수는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위험에 대해서는 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솔직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의 폐손상조사위 위원장직과 삼성전자·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 백혈병 협상의 조정위원을 맡은 산업보건 분야의 권위자이다. 안식년을 보내던 중 런던 가습기살균제 항의방문단과 함께했던 백 교수는 “정부는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가 지난달 20일 영국 런던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 영국 런던의 레킷벤키저 본사 항의 방문에서 업체 관계자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 해결의 핵심은 결국 가해 업체가 이 문제를 살균제가 일으켰다는 것에 대한 인과성과 자신들의 책임을 얼마만큼 솔직하게 인정하느냐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한국 정부의 조사를 믿지 못하는 것인지, 재판에서 계속 다퉈야 하는 문제로 생각하는 것인지를 질문했지만 딱 부러지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레킷벤키저 측은 자신들의 책임과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뉴얼대로 정해진 말만 하는 느낌이었다. 백혈병 문제를 다룰 때의 삼성처럼 홍보의 관점에서만 문제를 대하고 홍보팀 뒤에 숨는 모습이었다.”

-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결국 사전에 독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제품이 유통된 것이 문제였는데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가.

“독성시험에 대한 기술적 기반이 취약하고, 제도적 규정이 완비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직도 단기적 이익과 주먹구구식 보여주기 절차에 머물고 있는 사업주와 정부의 안전의식일 것이다.”

- 최근 메르스 사태로 보건당국의 허술한 대응, 정보 공개의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보건당국의 대응을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와 비교하는 사람도 있다.

“위험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그것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알고 어디서부터 불확실한지에 대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솔직함이 가장 중요하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불확실한 위험에 대해서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경우 정부는 정보 공개와 제품회수 조치를 실시했고, 추가 환자가 발생하는지 관찰해 사전예방 원칙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의 경우는 결정권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근거해서 내린 판단이 틀린 것으로 판명되거나 불확실한 것이 분명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중에야 대처했다. 정보 공개와 사전예방의 전제 조건인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행정이 아니라 권위적이고 폐쇄적 행정의 전형적인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 폐손상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맡은 임무는 마쳤고, 오는 8월까지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항의 방문까지 동참한 이유는 뭔가.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설명을 변호사한테 할 때는 물론이고, 회사에 따져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내용을 피해자들이 적확하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 업체 측에 따질 경우도 전문가로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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