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추가사망자 발생... 제조자 살인죄로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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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추가사망자 발생... 제조자 살인죄로 처벌해야"

최예용 0 5179

"가습기 살균제 추가사망자 발생... 제조자 살인죄로 처벌해야"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YTN라디오 수도권투데이 2015 10 21

 앵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오늘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상황과 정부 보상 문제, 검찰 수사까지,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전반적인 내용, 짚어보는 시간 마련하겠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하 최예용):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이 사건의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논의를 이어가겠습니다. 그러니까 가습기 살균제 피해문제가 처음 불거진 게 2011년이었죠?

최예용:
네, 그렇습니다. 2011년 4월경에 산모 8명 정도가 원인모를 급성폐질환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했는데 그 중에 절반이 사망했어요. 그러자 원인을 병원 측에서 찾으려고 했는데 못 찾았습니다. 보통 폐질환이기 때문에 가검물을 체취해서 분석해보면 바이러스다, 폐렴균이다, 이런 게 나오는데, 이 경우에는 전혀 아무 것도 안 나와서 혹시 사시와 같은 괴질이 아닐까 해서 의료진과 피해자들이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했고, 4개월 정도의 역학조사를 통해서 그게 아니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이게 2011년 8월 31일에 정부가 역학조사를 발표합니다.

앵커:
그 해에 발표한 거죠?

최예용:
그렇죠. 그리고 3개월 뒤인 11월 31일에는 판매되고 있는 6종의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 각각 동물실험을 해봤더니, 거기서도 역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폐 섬유화 현상이 나타나더라, 그러니 6개 제품은 분명히 독성이 확인되었고, 그래서 이건 강제로 리콜을 하고, 나머지 유사한 제품들도 혹시 알 수 없으니 사용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켰습니다. 그 이후에는 새로운 사용자가 없게 되니까 유사한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6개 제품은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는 상황이죠?

최예용:
나머지 제품도 못 팝니다. 그 전에는 공산품으로 분류되어서 아무런 안전조치 확인 없이 판매가 가능했는데, 그해 말에 의약외품으로 지정해서 호흡독성 실험이랄지, 이런 꼼꼼한 안전조치를 거친 다음에 판매가 허가되는데요. 지금까지 기존에 팔던 제품이 다시 시장에 팔겠다고 신청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앵커:
사건 피해자들을 보면 영유아도 많고요. 산모들도 많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최근에 가습기 살균제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요?

최예용: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에 새로 사용하면서 피해 입은 분은 아니고요. 이 분은 그 전에 2005년에 사용을 하다가 쓰러졌고요. 그 이후로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10년 정도 투병하다가 최근에 악화되어서 사망한 사례입니다.

앵커:
네, 지난달에 숨을 거두었군요?

최예용:
네, 지난 9월이고요. 사회자께서 말씀하신대로 보통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거의 절반 이상이 영유아 어린이들과 산모들입니다. 그런데 나머지 절반 정도는 남녀노소 다양하게 있는데, 이 경우에는 성인 남성이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투병하고 사망했다는 점에서, 이 가습기 살균제는 생물학적으로 약한 사람뿐만 아니고, 성인 남성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는 굉장히 치명적인 물질이었다는 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분 같은 경우는 10년 동아 폐질환을 앓아온 것인데요. 그런데 올해 4월에서야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원인이었다는 판정을 받았다고요?

최예용:
네, 이런 분들이 적지 않게 있는데요. 사실 가족들 입장에서, 그리고 환자나 돌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른 여유가 없어요. 병원에 다니고, 심해지면 가고, 원인을 찾는다기 보다는 환자를 케어하는 데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리고 병원에서도 대체로 이미 발병한 병에 대해서 원인을 밝히려고 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까 정신이 없는데, 나중에서야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런 것에 대해서 조사하고, 정부에서 신고해서 그런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그렇게 해서 신고를 했고, 그래서 올 4월에 조사결과가 나왔는데, 관련성이 높음, 2등급 판정이 나왔어요.

앵커:
조사는 어느 기관에서 하나요?

최예용:
원래 처음에 문제가 되었을 때는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했었고요. 그 이후로 이것이 화학물질을 관리하는 데에 실패한 문제로서 환경성질환이다, 이렇게 인식이 되고, 정부에서도 그렇게 판단하면서 환경부로 이관되어서 지금은 환경부가 관리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현재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정확한 집계가 궁금합니다. 정부 같은 경우는 공식 사망자가 95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는 정확히 어떻게 피해상황을 집계하고 있나요?

최예용:
모두 530명이 신고를 했고, 이분들은 모두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런데 질병피해다보니까 민감한 사람도 있고, 기존에 기저질환, 이전에 몸이 안 좋았던 사람도 있고 다양합니다. 그러다보니까 정부의 판정은 결국 병원의 의무기록을 기초로 해서 판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관련성이 4단계로 구분되는데, 1, 2단계는 관련성이 확실함 또는 높음이고, 3, 4단계면 관련성이 낮음 또는 없음으로 분류됩니다. 정부는 여기서 1, 2 단계만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고요. 저희는 모든 사람들이 다 썼기 때문에 관련성은 다 있고, 다만 의학적인 기록의 미비나 설명이 부족한 것 때문에 3, 4 등급이 나온 것이지, 그 사람들이 관련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이렇기 때문에 숫자에 차이가 납니다. 말씀하셨듯이 1, 2 등급은 사망자가 95명이고요. 3, 4 등급까지 포함하면 최근에 돌아가신 분 포함해서 143명이 됩니다.

앵커:
아, 그래서 차이가 나는 거였군요. 그렇다면 지금 정부 측에서도 보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상이 1, 2 등급에만 적용되고 있나요?

최예용:
그렇습니다. 정부에서 1, 2 등급만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고요. 그리고 이건 보상이라기보다는 환경성 질환과 관련된 제도에 의해서 지원이 되는 것인데요. 병원비 일부하고 사망한 사람들은 최소한의 장례비를 지원해요. 그런데 그 지원은 다시 제품을 판 제조사에게 구상권을 통해서, 소송을 통해서 다시 돌려받는 조건입니다.

앵커:
정부가 제조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거죠?

최예용:
그렇죠. 제조사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소송으로 가버렸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급히 정부가 선지원을 하고, 나중에 비용을 돌려받는 거라서, 어떻게 보면 피해자들 입장에서 보면 원래 제조사로부터 받아야 할 돈을 정부가 미리 받아서 건네주는, 그런 정도의 지원입니다.

앵커:
네, 제조사가 지금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이건 유족들하고 진행되는 소송이죠?

최예용:
그렇습니다. 제조사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자, 유족들 또는 환자 가족들이 10건 정도의 민사소송을 여러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고요. 아직 하나도 최종판결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합의, 비공식적으로 합의되는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경찰이 최근에 가습기 살균제 관련 업체에 대해서 유죄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현재 수사기관의 진행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최예용:
제조사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자 피해자들과 저희 시민단체에서 2012년과 14년 두 번에 걸쳐서 검찰에 형사고소 고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경찰에서는 고소 고발한 사람이 가습기 살균제 제품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인과관계를 경찰이 밝힐 수는 없다, 그러니 정부 조사가 나오면 그 때 가서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해서 수사중단을 했어요. 그러자 작년 4월과 올해 4월에 정부 조사가 나오고, 말씀드린 대로 등급이 나뉘긴 했지만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고 나오자 경찰이 다시 수사를 했고요. 그 중에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6개 제품에 대한 회사와 제품관련 연구소, 이런 곳을 유죄의견으로 검찰에 넘겼고, 최근에 검찰이 그걸 바탕으로 압수수색을 시작하고, 이번 주 중에는 관련자들을 소환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아직 검찰 기소의견은 안 나온 거죠?

최예용:
그렇죠. 검찰의 최종의견은 아직 안 나왔습니다. 하지만 압수수색에다가 관계자 소환, 이런 일들이 진행되고, 사망자가 추가로 나오는 것으로 봐서, 어느 정도는 제조사의 책임을 묻게 되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합니다.

앵커:
이 사건이 5년이 다 되어서야 피해가 인정되고 있고, 조사가 본격화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는 이 관계자들을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시죠?

최예용:
그렇습니다. 사실 소비자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이걸 만든 회사들은 롯데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큰 회사들이 많아요. 애경도 있고 그렇습니다. 요즘에는 대형마트들이 있지 않습니까? e마트라든가, 이런 곳에서 모두 PB상품, 자체브랜드 상품을 만들어서 판 게 가습기 살균제예요. 그런 제품들을 사용하다가 한 사람이라도 죽거나 다쳐도 큰 문제인데, 이건 100여명이 죽고, 500여명이 다치고, 잠재적인 피해자가 수백만 명이거든요. 이런 사건을 그냥 인과관계만 발표하고, 피해자들은 개별적으로 소송하라는 게 그동안 정부의 방침이었는데, 이제 와서 수사를 하니까 굉장히 늦은 감이 있고, 회사들로서는 책임 있다는 증거들을 다 없애지 않았을까? 이런 우려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검찰이 분명하게 이 사건에 대해서, 사람들이 죽은 살인사건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소비자제품의 안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관련 제조사와 책임자들을 살인죄로 단죄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최근에 옥시렌킷벤키저의 본사가 있는 영국에 다녀오셨잖아요? 현재 영국에서도 소송이 진행 중이죠?

최예용:
그렇습니다. 피해자 4분과 같이 가서 영국 본사 임원들을 만났는데, 그 사람들이 전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한국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니까 그 결과를 지켜보자는 식으로 무책임한 태도로 나왔어요. 그러자 영국에 있는 변호사들과 상의해서 영국 본사도 영국 법원에 제소해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 지금까지 사망자 7~8명을 포함한 20명의 피해자들이 영국 본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중입니다.

앵커:
네, 법치주의의 본고장인데 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정부가 관련사건 신고접수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정해놨더라고요? 정부나 관련 당사자들에게 바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최예용: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1년 사용금지 이전에 한 해 겨울에 무려 800만 명의 국민이 이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 되요. 그러니까 지금 신고된 530명의 피해자는 사실 빙산의 일각이라고 봅니다. 아직도 굉장히 많은 피해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모르거나, 그냥 지나치거나, 이미 사망했거나, 이런 경우가 많을 것 같아서, 올해 말까지로 연장되어 있는 신고기간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거나, 또 과거에 사용했는데 지금 괜찮은 분들도 신고해야 합니다. 앞으로 괜찮을지 아닐지 알 수 없기 때문에요. 이 신고기간이 지나면 그것을 연장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나 국민들이 과거에 그런 제품을 썼던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를 해서 관련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간의 상관관계가 밝혀졌는데, 관련 피해를 입으신 분은 정부에 신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예용: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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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0월 21일(수요일)
□ 출연자 :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대표


4년만에 검찰 수사, UN도 나섰다

- 143번째 사망자 37세 남, 10년 투병
- 정확한 환자수 실태 파악 힘들어
- 폐 피해, 회복개념 없어 평생 치료
- 정부 치료지 지원은 1~2등급만
- 억단위 폐 이식수술 자비로 하기도
- 정부는 기업 책임이라고 하고, 기업은 소송만.. 사과 없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비극, 계속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불거진 지 4년이 지났지만 추가사망자가 나오고 있고요. 아직도 투병중인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검찰도 뒤늦게 수사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유엔인권이사회도 직접 방한해서 조사 중인데요. 이번에는 책임소재를 밝혀낼 수 있을까요? 이틀 전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또 한 명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의 강찬호 대표 전화연결해서 자세한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강 대표님 안녕하세요?

◆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대표(이하 강찬호):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지난달에 143번째 사망자가 나왔고, 이 소식이 이틀 전에 알려졌는데요. 143번째 사망자, 투병생활을 꽤 오래하신 분이죠?

◆ 강찬호: 네, 저희도 피해자 모임에 피해자분들이 다 나와 계신 것은 아니기 때문에요. 저희도 사실 이분 아버님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던 거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지난 9월에 사망했는데, 이분이 사실 젊은 분이세요. 37세 남자분이신데, 10년 전인 2005년에 결혼하고, 신혼 때부터 사용했다가 그때 간질성 폐질환의 사고를 당하신 거예요. 그러고 나서 10년 가까이 산소 호흡기를 끼고 투병생활을 하시다가 최근에 병세가 많이 악화되고, 또 이분 같은 경우는 폐식 같은 경우도 할 수 없는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갑자기 악화되면서 최근에 이렇게 안 좋은 소식이 전해졌죠.

◇ 신율: 지금 투병 중이신 분들이 어느 정도 됩니까?

◆ 강찬호: 이분 같은 사례들인데요. 실제로 모임에 나올 수 없는 분들도 많이 있고요. 그나마 언론에도 보여졌고, 산소통 매고 나와서 나름대로 우리의 입장들을 전달하고, 이런 분들은 그래도 괜찮으신 분들인데, 이렇게 보이지 않게 가려져 있다가 나쁜 상황이 되어서 소식을 전하거나 이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 정확한 실태파악은 되고 있지는 않아요. 이건 저희 수준에서 접근이 다 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최근에 두 분이 폐 이식 수술을 했고, 한 분은 폐 이식 이후에 상태를 기다리는 분도 계시고, 한 달 앞서서 하신 분은 그나마 폐 이식이 잘 되셔가지고 최근에 저희 모임에 얼굴을 비추시는 분도 계시고 그렇습니다.

◇ 신율: 지금 대표님은 어떤 피해자이십니까?

◆ 강찬호: 저는 2011년도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질 당시에 저희 딸이 그때 5살이었거든요. 다른 피해자들과 같은 증상을 보이고, 그렇게 해서 병원에 입원했었고, 이런 케이스로 왔던 대부분의 유아 환자들의 예우들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굉장히 낙담하고 있던 상태였는데, 어쨌든 원인도 몰랐고 치료법도 없는 상황에서 병원에서 최선을 다 해줬던 거고요. 그리고 그 결과로 우리 아이는 목숨을 건졌고, 그리고 그 이후에 통원치료 하면서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게, 이게 노출이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지진 않아서, 그래도 회복개념은 없는데 그래도 상태가 중단이 되면서 그래도 우리 아이는 생활을 하고, 그래도 보통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신율: 회복개념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이건 평생 관리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강찬호: 네, 폐라는 건 한 번 쓰고 폐기되는 그런 장기예요. 그래서 재생이 되거나 이런 개념은 아니고요. 후유증이 남아있으면 그 상태로 가는 건데요. 그러면 망가진 폐나, 폐가 약해진 상태에서 그 상태로 유지가 되면 문제가 없는데, 그게 또 다른 상태로 연결이 될까봐 그런 불안이 있고요. 폐의 상태가 섬유화되고 굳어지는 형상인데, 그게 정도가 이미 폐기능이 40%, 50%, 이렇게 많이 손상을 입으신 분들은 사망하신 분들처럼 호흡기를 매고 다니거나, 계속해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들이 있는 거죠.

◇ 신율: 치료비는 어떻게 합니까? 만만치 않게 들 것 같은데요.

◆ 강찬호: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한 분은 폐 이식을 해서 정부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폐 이식을 하신 분은 정부지원을 못 받은 분이세요. 그러면 그 비용이 억 단위로 굉장히 높은 금액이고, 그 앞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그 이후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지난해부터 의료비, 장례비 등을 일부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건 피해자로 접수한 모든 분을 지원해주는 개념이 아니고요. 피해자 중에서 등급을 4단계, 5단계로 나눕니다. 그래서 그 중에서 1, 2 단계에 포함되는 분에 한해서만 지원을 해주고 있고요. 이 지원의 개념은 국가나 기업의 책임 때문에 보상을 해주는 개념이 아니고, 정부의 입장은 이 사안에 대한 책임은 기업에 있다, 이런 식으로 선을 긋고 있기 때문에, 1, 2 단계에 한해서만 의료비를 지원해주고, 그 비용을 구상권을 통해서 기업에게 받아내겠다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기업 상대로 소송을 이겨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피해자라 하더라도 국가가 기업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피해자에 한정해서 구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죠. 그러니까 제한적으로밖에 지원을 못해주고 있습니다.

◇ 신율: 구상권을 행사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정부가 치료비를 물어주면 훨씬 부담이 적을 것 같은데요.

◆ 강찬호: 네, 그런데 그 대상이 한정되어 있어서 문제가 되는 거죠. 실제로 530명 중에 1, 2 단계에 들어와 있는 분이 221명이에요. 나머지가 대부분 대상이 아닌 거죠.

◇ 신율: 지금 기업의 입장, 예를 들며 피해자분들에게 어떤 사과나 보상 약속이나, 이런 것을 한 게 있습니까?

◆ 강찬호: 저희가 이 문제 발생되면서부터 계속해서 피해자들이 이미 가족이 돌아가신 분들이나 이런 분들이 원하는 게 뭐겠습니까? 제발 진정어린 사과만이라도 해 달라, 그런 걸 줄기차게 요구해왔습니다. 그리고 책임 있는 기업이라고 하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재발대책도 세우고, 피해대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4년 동안 피해자들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도 없고요. 심지어 피해자들을 만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급기야 80% 이상의 피해자를 나은 기업이 옥시레킷벤키저인데요. 이 기업이 전 세계의 다국적기업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올해 5월에 영국 본사까지 찾아가서 사과하고 이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를 했지만, 처음부터 일관되게 소송으로만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업 논리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 신율: 지금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4년만이죠?

◆ 강찬호: 네.

◇ 신율: 참 행동이 빨라요. 아니 이렇게 늦게 수사한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 강찬호: 저희도 정말 납득이 안 되는 경우인데요. 이 사건이 2011년에 밝혀졌고,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라는 제품 때문에 이 문제가 발생했다는 걸 2011년 8월 이미 밝혔거든요. 그리고 동물실험을 통해서 이 문제를 확인하고, 제품을 다 수거해놨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정부의 추가적인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2012년 8월에 10여명이 과실치사로 해당기업을 고소 고발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아무 조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작년 8월에 100여명이, 이번에는 살인죄로 고소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 4년이 지나서, 지난 8월 말 정도에 강남경찰서에서 수사결과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요. 검찰이 이번에 압수수색을 지난 14일에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저희가 여러 차례 법원 앞에 가서 기자회견도 하고 수사촉구도 요청하고 했었는데, 그동안 고소인이 너무 많다, 이 사안이 굉장히 복잡하다, 이런 이유로 수사진행을 안 하고 있던 거죠. 그런데 이번에 피해자들 중 일부가 영국 소송도 넣고, 또 저희가 5월에 영국에도 항의방문을 하면서, 영국 변호사분들을 만났어요. 그분 말씀이, 영국 같으면 정부가 바로 검찰에 고발해버린다는 거예요. 기다렸다가 피해자가 하고 이런 경우가 아니고요. 그리고 원인이 밝혀졌는데 왜 정부가 이거에 대해서 그 다음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 왜 피해대책을 세우지 않느냐? 이것에 대해서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씀하는 걸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도 기가 막히죠.

◇ 신율: 지금 유엔인권이사회도 나섰죠?

◆ 강찬호: 네.

◇ 신율: 물론 이 조사는 강제성은 없는 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더군다나 유엔차원에서 이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것 아니겠어요?

◆ 강찬호: 네, 그렇습니다. 이건 저희가 요청한 것도 아니고, 유엔특별조사관이 국내에 10여 일간 체류를 하면서 그 중에 화학물질과 법조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특별보고관이 방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7일에 약 두 시간 반 동안 피해자 8명과 이야기를 깊이 있게 청취해갔습니다. 그런 내용을 이번 주 금요일 12시에 프레스 센터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갈 예정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유엔에서도 이제 관심을 갖게 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이들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가졌다는 이야기는 늦게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도 이 문제를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는 세상,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는 세상,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강찬호: 네,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의 강찬호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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