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살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의 반도덕적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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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살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의 반도덕적 ‘만행’

최예용 0 5022

[사설]가습기 살균제 기업의 '만행 수준' 은폐 의혹

 

서울경제신문 2016 4 16

 

인체에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로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가 자사의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불리한 사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하나둘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011년에 일어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정부가 인정한 사망자만도 143명에 달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와 임산부 사망이 연관됐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제품 수거명령을 내리자 옥시는 이 발표 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서울대 연구진에 ‘살균제 유해성 여부’ 실험을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옥시가 서울대에 지급한 연구용역비와 별도로 책임연구원이던 C모 교수의 개인 통장으로 수천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검찰이 새롭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옥시 측이 서울대에 실험을 의뢰하면서 자사 제품의 독성이 적게 나오도록 부탁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 아니다. 옥시는 질병관리본부가 실험 결과를 발표한 직후 해당 법인을 청산하고 새 법인을 등록했다. 회사의 범죄가 확인되면 위법행위자뿐 아니라 법인도 함께 처벌된다. 하지만 처벌 대상인 법인이 청산돼 없어지면 공소가 기각된다.

법인 청산으로 회사 책임을 피해보겠다는 속셈이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판매 이후 소비자들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사용후유증 게시글을 검찰 수사 이후 일제히 삭제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를 중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해자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제조사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는 용서받기 힘든 중대한 범죄다.

이런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기업이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기는커녕 책임을 덜기 위해 만행 수준의 은폐공작을 벌이고 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제대로 규명해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해당 기업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동시에 용역보고서가 용역 의뢰자의 요구대로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이런 점에 대해서도 전후과정을 철저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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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살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의 반도덕적 ‘만행’


서울신문 2016 4 15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문제의 업체 옥시레킷벤키저가 법적 책임을 피하려 온갖 계략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간 제품을 팔았으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것이 순리다. 각성과 사태 수습은커녕 시종일관 ‘면피’할 속셈뿐이었다니 공분의 철퇴를 맞는 것은 당연하다.

한창 막바지 수사 중인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2011년 12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조직 형태를 바꿨다. 임신부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사망하면서 진상 규명 여론이 뜨겁던 시점이었다.

 

누가 봐도 옥시 측이 형사 처벌을 피하려고 부린 빤한 꼼수로 읽힌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으면 공소 기각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처벌을 피하겠다고 느닷없이 신분 세탁을 했던 셈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을 옥시의 겁없는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직전에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고객들의 상품 후기 수백 건을 홈페이지에서 무더기로 삭제했다.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뒤늦게나마 시작된 검찰 수사조차 무력화하려 한 심각한 범죄 행위다.

 

10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업체의 의도된 결과였을 리는 없다. 예기치 못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렸더라도 최선을 다해 수습하려는 것이 책임 있는 기업의 자세다.

 

그렇건만 실험 결과를 짜맞추기한 정황까지 들통났으니 정상 참작의 여지가 없다. 제품과 폐 손상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정부 자료에 반박하려고 대학 연구소에 의뢰한 실험 보고서마저 유리하게 조작한 의혹이 짙다. 

이쯤 되면 더이상 나쁠 수가 없는 악덕 기업의 전범이다. 소비자 무서운 줄 모르는 악질 기업으로 손가락질을 당해도 억울할 게 없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영국의 다국적 기업인 레킷벤키저가 옥시를 인수·합병한 회사다. 전체 사망자 146명 중 103명이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한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의문의 사망자가 숱하게 나왔는데도 4년 넘게 방치하다 우여곡절 끝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관련 업체의 은폐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반도덕적 의도를 묵인하거나 동조한 관계자도 먼지 한 톨의 의혹이 남지 않게 수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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