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가 건네준 기준 맞춰 서울대팀 가습기실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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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가 건네준 기준 맞춰 서울대팀 가습기실험 진행"

최예용 0 4789

"옥시가 건네준 기준 맞춰 서울대팀 가습기실험 진행"

 

조선일보 2016 4 18

검찰, 연구원 진술 확보
"결과 신뢰할 수 없는 연구환경… 만류에도 교수가 실험 강행                

2012년 초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옥시는 서울대 C교수 연구팀에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해로운지에 대한 실험을 의뢰했다. 2011년 살균제를 사용한 임산부들이 폐 손상으로 잇따라 숨지면서 질병관리본부가 '사망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라고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옥시는 질병관리본부 발표를 반박하기 위해 서울대에 실험을 맡긴 것이다. 당시 C교수 연구팀은 옥시의 의도대로 '가습기 살균제를 폐 손상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옥시는 ​이 연구 결과를 서울중앙지검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올해 1월 만든 특별수사팀에도 제출했다. 그런데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이 C교수와 당시 실험에 참여한 서울대 연구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연구실 환경이 신뢰할 수 있는 실험 결과가 나오기 어려워 C교수에게 실험을 만류했지만, C교수가 강행했다"는 일부 연구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연구원들이 '실험실 환경이 불결해 가습기 살균제를 흡입했을 때의 독성(毒性) 실험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는데도 C교수가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공기 중 가습기 살균제 함유량 등의 실험 조건을 옥시가 제시한 기준에 맞춰 진행했다고도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앞서 C교수가 정상적인 회계처리 절차를 거쳐 옥시로부터 연구 용역 대가로 받은 2억5000여만원 이외에 수천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들이 옥시가 실험 결과를 조작하려 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입장이다.




서울대 C교수는 이와 관련, 변호사를 통해 "개인 계좌로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연구실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명절 격려금을 지급하거나 연구실 MT 비용 지원, 회식비 등 공적인 용도로 썼지 개인적으로 쓴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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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檢, 옥시의 '살인 가습기' 은폐·조작 의혹 낱낱이 밝혀야


조선일보 2016 4 18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수사 과정에서 제조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살균제 유해성에 대해 은폐하고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며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삭제했다거나, 대학교수에게 뒷돈을 주고 유해성 실험 결과를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소비자들의 부작용 호소는 2001년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를 팔기 시작한 직후부터 제기됐다고 한다.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내용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런 글을 옥시 측이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옥시 측이 유해성을 알면서도 가습기 살균제를 2011년 정부의 판매 중단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제조·판매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143명 중 103명이 옥시 제품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자 가족들은 '과실치사'가 아니라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옥시 ​측이 살균제 유해성을 가려내기 위해 서울대에 의뢰한 동물실험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담당 교수에게 부적절한 돈을 건넸다는 보도도 나왔다. 연구 용역비 2억5000만원 외에 별도의 돈을 자문료 명목으로 교수에게 줬다는 것이다.
서울대는 당시 살균제가 폐 손상과 큰 관련이 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보고서가 작성되기까지 옥시 측과 서울대 간의 돈거래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들의 고소 후 4년을 허비하다 작년 말에야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지각 수사를 속죄하는 뜻에서라도 옥시 측의 은폐 의혹, 책임 회피 시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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