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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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에 바란다

최예용 0 4990

경향신문 기고글 

 

2016년 7월 29일자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에 바란다

 

국회가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기로 결정한 직후 국정조사특위 위원장과 몇몇 위원들을 만나 사건의 경과를 설명하고 국회가 해주기를 바라는 세가지를 전달했다첫째는 국회의원들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호소를 듣고 신규피해신고자의 상담을 받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센터를 국회에 설치하고 국정조사의 90일동안 운영해달라는 것이다피해자들은 그동안 제조판매사와 정부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고 검찰로부터도 제대로 위로받지 못했다국회와 국정조사라는 시공간은 구구절절한 피해자들의 사연을 듣어주고 같이 울어주고 위로해주는 자리여야 한다는 취지다수십 수백만명의 다수 국민들은 자신이 피해자인지 조차 모르거나 사용한지 오래되어 증거가 없는데 신고가 가능한지 주저하고 있어 이들에게 자세한 신고절차를 설명해주는 상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3-4 단계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과옥시의 영국본사에 대한 현지방문조사를 실시하고 검찰이 손도 안댄 SK케미칼의 잘못을 추궁해달라는 요구다다행히 여당인 새누리당 국정조사위원이 정부와 협의하여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소식이 들려 기대가 크다폐 이외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도 신속하게 하도록 해 국정조사가 끝나기 전에 잠정적인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고 곧바로 모든 신고사례에 대해 재판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국정조사가 끝난 다음에는 이러한 일들이 흐지부지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지도 않은 것으로 취급되는 4단계 판정은 없애야 하고 3단계 판정은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발생한 건강피해라는 관련근거를 거의 알지 못하지만 노출은 되었으므로 잠재적인 피해자로서 추적관찰하는 사례로 국한해야 한다다시말해 가습기살균제가 아닌 확실한 다른 질병원인이 있는 경우만 제외하고 사용신고자들 모두를 피해자로 규정하고 적절한 지원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옥시 영국본사방문은 위원장과 여야 4명의 의원들이 8월말에 추진하는 일정이 잡혔다고 한다한국검찰을 웃음거리로 만든 옥시의 전직 외국인 대표들을 소환조사하도록 하고 라케시 카푸어 영국본사 CEO로 하여금 모든 피해자들에 대한 전향적인 피해대책을 마련해 국정조사가 끝나기 전에 한국에 와서 국민과 피해자들에게 무릎꿇고 사과하도록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한국에서 불붙은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지구촌으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해야 한다.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주범격이다. 1994년 처음 이 제품을 개발할때 안전테스트를 제대로 했다면 결코 세상에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또 2011년 모든 제품에 대한 판매가 금지될 때까지 SK케미칼은 전체의 90%가 넘는 제품의 원료를 공급했다광고를 빌미로 각종 언론보도를 무마시킨 SK케미칼의 행태도 국정조사를 통해 낱낱히 드러내야 한다.  

 

셋째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발생할까 불안해 하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단호한 예방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다북유럽의 덴마크는 가습기살균제라는 제품을 구경조차 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교훈삼아 덴마크에서는 농업용으로 사용되던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PHMG PGH의 유통을 금지시켰고 이 과정에서 PGH 제조판매사 2개가 문을 닫았다. 722일까지 신고된 사망자가 780명에 달하는 대한민국은 아직도 이들 살인화학물질이 버젓히 사용되고 있다사건이 난 뒤에 단지 유독물질로 분류되었을 뿐이다. CMIT/MIT까지 포함해 가습기에 사용된 살균제 성분들을 모두 사용금지시켜야 한다가습기살균제와 유사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스프레이 분무형 제품에 대해 급성과 만성의 건강영향시험을 의무화하고 안전이 확인된 제품만 판매하도록 허가제로 바꾸어야 한다또 최근에 발생한 OIT 독성필터의 경우와 같이 사용과정에서 유해물질이 사용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안전기준을 적용해 판매전에 모두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늘 비난받는 것이 정치와 국회지만 가습기살균제 문제만큼은 여도 야도 없는 국민적 참사라는 공감대가 분명하다국정조사가 진행되는 90일 동안 내내 18명의 여야 의원들이 돌아가며 가습기살균제 국회피해상담센터에 나와 피해자들의 아픔을 나누고 위로해주는 모습을 보고 싶다정치는 이런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국정조사가 시작된지 벌써 3주가 지나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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