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 신종수 국민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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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 신종수 국민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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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마스크는 1900년대 초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였을 때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한 나라 국민 전체가 일제히 마스크를 쓰다시피 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주한미군마저 정책을 바꾸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육군은 제복을 입었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산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기승과 중국산 마스크 판매 증가는 병 주고 약 주는 식의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샤오미 마스크의 경우 일회용 한 개에 2000원, 6개월 동안 쓸 수 있는 외피 1만원에 8시간 사용 후 갈아 끼우는 필터가 1000원 정도다. 국산 일회용 마스크가 2000∼3000원 하는 것에 비하면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로 많이 팔린다고 한다. 중국산 마스크 불매운동을 벌여도 시원찮은 마당에 오히려 많이 팔린다는 것은 우리 자존심을 훼손하는 것이란 주장이 있는 반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자존심과 관련이 없다는 반론도 있다. 우후죽순으로 나와 있는 국산 마스크 중에는 안전성과 성능 등이 검증 안 된 제품도 많다. 정부는 50개 제품에 대해 유해물질 함유량 등을 조사해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서는 리콜과 판매차단 조치 등을 내린다는 방침이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

미세먼지 문제는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3% 포인트 떨어졌는데, 그 이유 중에는 미세먼지 대책 부족이 포함됐다. 특히 20, 30대의 불만이 많다. 젊은층을 상대로 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남북 분단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40, 소득격차 스트레스가 61, 진보와 보수 간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58, 취업 관련 스트레스가 66인데 비해 미세먼지로 인한 스트레스는 74로 나타났다. 응답자 90%가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신뢰하지 않았고 65%는 미세먼지가 계속되면 외국으로 이민을 가는 방안까지 생각했다. 가뜩이나 헬조선이라며 좌절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탈조선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가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하거나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취약계층이나 미성년자 또는 청년층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도 좋을 것이다. 국민들이 비싼 돈을 내고 숨을 쉬어서야 되겠는가.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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