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차일인시위-중학생&대학생

가습기살균제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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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차일인시위-중학생&대학생

최예용 0 6825

46차일인시위는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중학생입니다. 박예림씨는 순천향대학교 환경보건학과4학년에 재학중인 대학생으로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한달간 실습활동중입니다. 최원아씨는 한국삼육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방학을 맞아 주위의 권유(?)로 일인시위에 잠시 나섰습니다. 그들의 소감을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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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1인시위 46일째

 

오늘은 전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인시위가 진행되었다. 다른 날과는 다르게 오늘은 삼육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최원아 학생과 함께 했다.

 

먼저 내가 광화문 광장 앞에서 시작하였다. 이제 방학이 시작되어선지 우리나라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이 많았다. 특히 중국인들이 많았는데 한국말을 읽고 이해가 가능한 여행객들은 내가 들고 있는 피켓을 유심히 보며 자기들끼리 짧은 토론을 하기도 했었다. 애석하게도 중국말을 할 줄 모르는 나는 그냥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비록 길진 않은 기간의 1인시위 지원을 일주일 이상 나오면서 우리나라 국민들보단 외국인들의 눈길을 더 끈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고 외국어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물론 이런 사실을 느끼면서 속상하기도 했다. 분명 이건 우리나라 내의 사건인데 반해 자국민의 관심보단 외국인의 관심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눈엔 1인시위를 하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끌었겠지만 피켓을 들고 이 사건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었던 나에겐 많이 아쉬운 점이었다.

 

오늘 나와 함께 나란히 서있었던 다른 주제의 1인시위자는 주부였는데 내가 들고 있는 피켓을 유심히 보시더니 가습기가 잘못되었다는 말이지?”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순간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드려야 할지 몰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후 가습기 살균제 판매 업체의 광고처럼 가습기 살균제의 설명부터 시작했다. 가습기 살균제 설명을 듣고 난 후 좋은 거네? 근데 왜 여기 서있어?’ 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설명을 다시 시작했다. 가습기 살균제의 실체에 대해... 말을 다 듣고 나신 아주머니는 한참동안 말씀이 없으셨다. 그런 무서운 물건을 왜 만든 거냐며 한숨만 쉬실 뿐이셨다. 이 후 기업과 정부 비판을 하시곤 피해자들의 안부를 여쭤 보셨다.

위의 얘기는 모두 사실이다. 일 년 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낮을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다만 다들 이 사건이 잘 해결된 것으로만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사실 이런 질문을 받고 설명을 해드린 게 한 두 분이 아니었다. 설명을 하면서도 답답하기도, 슬프기도 했다.

나의 1인시위에 이어 위에 소개 된 최원아 학생의 1인시위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이어졌다. 더운 날씨에 다 큰 어른도 가만히 서있기가 굉장히 힘든데 어린 학생이 싫은 내색 한번 없이 서있는 모습을 보고 대견하기도 하고 더운 날씨에 찌푸리고 있던 내 자신이 창피해지기도 했다. 오늘 1인시위는 여러 가지 느끼는 것이 많은 경험이었다.

박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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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거리를 지나다니다가 대한독립만세!하고 외치는 사람을 보았다. 뭐하는 거지? 했는데, 1인시위란다. 혼자하는 1인시위의 첫인상은 내가 저 1인시위를 하면 완전 창피하겠다라는 생각밖에 들지않았다.

그런데 오늘 난생 처음 1인시위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창피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고, 마치 내가 처음에 그사람을 봤던 것처럼.. 뿌듯하기 보다는 덥고 창피한 생각이 많이들었다. 더운 날씨에 사람들이 이런 시위를 보고 관심을 가져주기나 할까,했다. 서있는 도중,이런 생각들을 하는데 갑자기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내 얼굴과 피켓을 번갈아보다가 갔다. 또 아우 창피해하는데, 사람들이 관심가져주고 이런 사실을 알아간다는 것에 약간의 뿌듯함을 느꼈다.

처음 시작하게된 동기는 나의 의지가 아니었고, 1인시위를 하는 사람으로써 정작 자신은 그 내용조차 잘 모르고 있는것에 대해 1인시위를 왜 하는지 투덜거렸다. 시내 한복판에서의 혼자(?)시위는 창피했지만 새로운 느낌이었다. 나도, 지나가던 사람들도, 뭔가 느끼고 새로운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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