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밀양송전탑, 공사중단하고 근본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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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밀양송전탑, 공사중단하고 근본 해법 찾아야

최예용 0 6154

한겨레신문 2013년 5월 23일자 사설입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어제 당정회의를 열어 6월 국회에서 밀양 송전탑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송·변전시설 주변지역 지원에 대한 입법을 통해 송전탑 건설 피해 주민에게 만족할 만한 수준의 보상과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입법 추진과 별도로 한국전력과 주민대표들 간의 협상도 계속해 접점을 모색한다고 한다.

한전이 지난 20일 8개월 만에 송전탑 공사를 전격 재개하면서 반대하는 주민들과 충돌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나선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과거 제때에 적절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지역 갈등이 눈덩이처럼 커진 경우가 많았다. 밀양 송전탑 문제도 자칫 실기하면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아쉬운 것은 정부여당의 입법대책이나 한전의 대화노력이 이번에 송전탑 공사를 재개하기 전에 이뤄지지 못한 점이다. 한전의 공사 강행 이후 사흘간 송전탑 건설 현장에선 이런저런 충돌이 끊이질 않았다. 22일에도 밀양시 단장면 백마산 현장에서 주민 2명이 굴착기에 몸을 묶고 공사를 저지하려다 경찰과 충돌하면서 부상을 입었다. 충돌이 일어나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 보인 뒤에야 부랴부랴 해법 찾기에 나서는 것은 하책에 가깝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대책위 쪽은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해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어제 열린 당정회의에선 협상 중 공사 중단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않았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동안 공사의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공사를 강행하면서 어떻게 협상을 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렇게 해선 양쪽이 호혜적인 입장에서 포괄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일단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게 합리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전소 입지에 맞춰 송전망을 깔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송전망 입지를 우선 고려해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를 내놓았다. 신울진~강원 변전소(138㎞), 강원 변전소~신경기 변전소(92㎞)를 잇는 송전망을 기존 계획대로 추진할 경우 ‘제2의 밀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번 기회에 송·변전시설 주변지역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 대책은 물론이고 기존 송전망 건설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더 큰 불상사가 일어나기 전에 밀양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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