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남원읍 남선사 연경문화예술원


수은 중독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의 투쟁과 거대 자본의 편에 선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묻는 일본 다큐멘터리 상영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선사 연경문화예술원(의귀로177)은 오는 16일 오전 10시, 양윤모 영화평론가와 함께하는 마을영화 프로그램을 연다. 

이번에 상영할 영화는 1940년대부터 초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은 중독 사태를 다룬 6시간 17분짜리 장편 산업재해영화 ‘미나마타 만다라(하라 카즈오, 2020)’다.

연경문화예술원은 이번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미국 배급사에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부산국제영화제로부터 자막을 제공 받았다.

일본 다큐멘터리 거장 하라 카즈오는 영화를 통해 수은 중독으로 65년이 넘는 오랜 시간 투쟁을 이어온 피해자들의 험난한 증명 과정과 무책임한 일본 정부의 태도 등을 담아냈다.

수은 중독으로 발생하는 신경학적 증후군인 ‘미나마타병’은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미나마타시에서는 수은이 포함된 조개와 어류 등 수산물을 섭취한 뒤 영문을 알 수 없는 환자가 속출하면서 사회적인 파장이 일었다. 

2000년대 초까지 공식 인정된 환자만 2200여 명이 넘는 가운데 원인은 인근 화학공장에서 방류한 유기수은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기수은에 중독되면 신경계통 증상과 감정 변화나 행동장애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최 측은 “미나마타 앞바다에 유독 물질이 방류된 지 20여 년이 지나서야 정부와 기업은 미나마타병의 발병 원인을 마지못해 인정했다”며 “외형상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감정장애 질환은 뇌의 중추신경을 공격해 인간의 오감을 마비시키고 정상적인 사고 활동을 교란하는 끔찍한 후유증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생존 희생자 다수가 태아성 감정장애를 앓고 있음에도 일본 정부는 1세대 대부분이 별세한 상황을 이용해 이미 끝난 문제로 치부했다”며 “인정한 것도 발생 20년 뒤였으며, 추가 오염 방지를 위한 지역 정화작업은 또 20년이 흘러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자국민이 원인 모를 공해병에 죽어 나감에도 증거를 은폐하거나 진실을 왜곡해 피해자들 사이를 교묘하게 이간질시켜 미나마타병에 대해 말도 못하게 하고 서로를 싸우게 했다”고 피력했다. 

또 “수은을 방류한 기업이 지역 경제에 공헌한 바가 크다는 이유로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고 했다”며 “이번 영화는 일본 정부 책임과 기업 범죄를 방조하고 감춰온 수십 년간의 기록을 집대성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주최 측은 “제주 역시 4.3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정부는 말도 못 꺼내게 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 역시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 했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당시 미온적인 태도,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때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어떤 질병과 재해가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다큐는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 우리나라 고위층, 재벌이나 미나마타 참상을 불러온 일본 정부나 기업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는 항상 거대 자본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조성되고 재난과 피해가 발생하면 문제 해결보다 자신들의 방관과 무책임을 감추는데 급급했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며 “미나마타가 여전히 존재하는 비극인 것처럼 우리에게도 닥칠 문제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 상영회는 오전 10시부터 영화를 보다 낮 12시에 각자 점심을 먹고 오후 1시부터 이어본 뒤, 오후 5시 30분부터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해설과 토론으로 마무리된다. 별도 참가비는 없다.

문의 = 064-764-3005